국민투신 백경호(白暻昊) 사장과 조흥투신 로이홍(한국명 홍우형·洪宇亨) 사장, 랜드마크투신 최홍(崔鴻) 사장은 모두 40대(代) 초반으로, 투신업계에서 ‘영계 사장’으로 통한다. 이들 3명은 61년생 동갑내기로 50대 CEO(최고경영자)들이 대다수인 투신업계에서 최연소 사장이며, 모두 외국계 회사를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일 먼저 사장이 된 백 사장은 15년간 은행과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채권전문가로, 지난 2000년 6월 투신업계에서 역대 최연소인 만 38세에 사장이 됐다. 백 사장은 “전임 사장과 나이 차이가 18세나 됐기 때문에, 당시로선 파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또 홍 사장은 뉴욕 월가에서 애널리스트로 10년 이상 활약하다 지난 97년 한국에 돌아온 뒤 인천대 교수와 현대투자신탁 본부장 등을 거쳐, 작년 8월 조흥투신 사장이 됐다. 또 최 사장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재무관리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외국계 투자회사인 베어스턴즈와 대우·미래에셋증권 등을 거쳐 작년 6월 랜드마크투신 사장으로 부임했다. 국민투신과 조흥투신은 각각 네덜란드계의 ING베어링과 대만계인 KGI가 20%를 출자한 합작회사이고, 랜드마크투신은 과거 국민은행의 계열사였던 국은투신을 미국계 모건스탠리가 인수한 회사다. 홍 사장은 “외국계 회사였기때문에 과감히 기존의 연공(年功) 관행을 파괴하고, 젊은 사장을 발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세 사장들은 국내 금융업종 중 투신업의 전망을 가장 좋게 보고 있다. 특히 기업연금 제도의 도입이 투신산업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 사장은 “뉴욕 증시가 80년대 장기 급등한 배경은 기업연금의 증시 투자로 20~30년간 장기투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사장은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서 배당금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하고, 장기투자 상품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40대 사장들은 ‘수직적 관리자’였던 기존 투신사 CEO들의 위상을 ‘수평적 전문가’로 바꿔놓고 있다. 홍 사장은 15년간 미국 월가에서 증권전문가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일주일에 한 번씩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융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최 사장은 매주 주제를 정해 직원들과 격의없는 자유로운 토론을 즐긴다. 세 사람 모두 임직원들에게 전문가로서의 프로 근성과 함께, 자신이 틀렸을 때 옳은 의견을 과감히 수용할 줄 아는 개방성을 요구한다. 직원들과 가장 치열한 토론을 하는 분야는 역시 증시 전망이다. 적게는 3~4조원, 많게는 10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투신사에서 정확한 시장 전망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 사장은 모두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하반기에 1000을 넘을 수 있다는 증권사들의 낙관적인 전망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 이외에도 기업들의 실적부진과 불투명한 경기전망 등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인데도, 증권사들은 작년 연말에 세운 올해 증시 전망을 수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1000포인트 도달이 어렵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주가 전망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주면 좋겠습니다.” 올해 종합주가지수 최고치에 대해 홍 사장과 최 사장은 700~800선을, 백 사장은 800~900선을 제시했다. (羅志弘기자 will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