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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간접투자시대] 펀드산업 빅뱅눈앞[서경02.11.24]

등록일
2002-11-25
[이제는 간접투자시대] 5.펀드산업 빅뱅눈앞[서경02.11.24]

2010년 1,000조대로 시장 급팽창 간접투자 열풍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도 빅뱅이 몰아칠 조짐이다. 주식시장 전망이 밝은데다 기업연금제 도입ㆍ연기금 주식투자 확대ㆍ저금리체제 정착ㆍ노령화사회 진입 등 시장 여건이 과거보다 훨씬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자산운용통합법에 의해 보험사 등 전 금융기관이 본격적으로 간접상품 판매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간접시장은 양적인 측면 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들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 GDP대비 27%에 머물고 있는 간접시장 규모가 50%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국내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도 간접시장이 급팽창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대우사태로 타격을 입었던 대한투신 등 토종 `빅3`투신사 역시 재기를 다지며 안방 수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10년 간접시장 규모가 1,000조원을 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결코 장밋빛 꿈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빅뱅은 시작됐다=국내 간접시장은 이미 용트림을 시작했다. 수탁액 등 외견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듯 하지만 물밑에선 활화산처럼 격변이 일어날 태세다. 우선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인 자산운용통합법은 태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법 개정으로 보험사 등 간접시장에서 소외됐던 금융기관들이 관련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윤창선 랜드마크투신운용 마케팅 본부장은 “보험사가 간접시장에 뛰어들 경우 수많은 가입자나 설계사 등을 감안한다면 판매 부문의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라며 “특히 일반투자자들에게 펀드는 은행 적금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금융상 품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접시장이 한단계 도약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표 보험사는 이미 수익증권 판매 시스템 도입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연금제도 간접시장의 체질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에서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인 기업연금제가 조만간 도입된다면 향후 몇 년 내에 수십조원의 장기자금이 투신권으로 흘러들어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주식투자가 대폭 늘어나는 연기금 투자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신해용 자산운용감독국장은 “간접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이 조만간 현실화되면 시장 규모는 GNP 대비 50%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노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고, 선진국처럼 저금리 체제도 정착되고 있어 반사적으로 간접시장은 확대될 전망이다.

◇외국계 영토확장 팔 걷어붙였다=이처럼 국내 간접투자 시장의 성장성이 가시화되면서 조기 선점을 노린 외국계 금융기관의 `한국 상륙`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현재 국내에 진출중인 외국 운용사는 단독법인 4개사ㆍ합작사 8개사 등 총 12개. 단독법인은 지난달 굿모닝투신 지분 100%를 인수한 영국계 프루덴셜 계열 PCA투신을 비롯해 프랭클린템플턴, 슈로더투신, 도이치투신 등이며, 합작사는 하나알리안츠, 신한BNP파리바, 외환코메르쯔, 국민, 한화, 조흥, 랜드마크, 대신투신 등이다. 이밖에 프랑스 최대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이 연내 농협과 합작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며, 미국계 프 루덴셜은 보유중인 제일투신 전환사채 550억원 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한편 추가 투자를 단행해 경영권을 인수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또 피델리티는 투신사 설립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최근 투자자문사를 설립했으며, 골드만삭스는 홍콩 법인에서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투신협회는 지난해말 외국계 운용사의 시장점유율이 20%에 이르고 있다며 외국사의 국내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조만간 40%까지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에 이어 간접시장 역시 외국인에게 안방을 내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빅3` 토종 투신사 다시 일어선다=하지만 국내 투신사들이 외국계에게 호락호락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껏 간접시장을 선도해 온 대한투신, 한국투신, 현대투신 등 대형 3사가 시장 수성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대우사태로 일제히 좌절을 겪은 이들 투신사들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앞세워 서서히 고객 신뢰를 회복하며 재기의 날개 짓을 하고 있다.

올해를 `경영정상화의 원년`으로 삼은 대한투신은 양해각서(MOU)상 당기순이익 목표인 308억원을 훨씬 능가하는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며, 자기자본도 –2,673억원에서 –1,000억원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투신도 지난 30기 결산에서 2,659억원의 우발손실 발생에도 불구하고 5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자기자본도 4,389억원으로 대폭 개선시켰다. 현투증권은 프루덴셜과의 매각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일 한국투신증권 사장은 “피나는 구조조정으로 신뢰회복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연 8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간접시장의 중흥기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증시개방 이후 외국인투자자 동향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92년 증시 개방 이후 10년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여 지난해말 현재 39조1,910만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된 데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9차례에 걸려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잠재력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의 주식매수 규모는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95년 1조3,613억원에 불과했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지난 2000년 11조5,110억원으로 5년만에 10배 정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5년 11.9%에서 2000년 30.1%로 늘어났다.

올들어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순매도를 보였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10월말 현재 외국인투자자는 거래소시장에서 시가총액의 35.2%인 94조7,985억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외국인들의 투자 인구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5년 859명에 불과했던 외국인투자 등록자 수는 10월말 현재 1만3,981명에 달했고 이 중 미국 국적을 가진 투자자가 38.5%를 차지했다.

특히 이달들어 22일 현재 1조원이 넘는 매수우위를 보여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전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매력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경우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Buy Korea)가 다시 재현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김성수기자

[기고] 양만기 투자신탁협회장

간접투자시장 중흥기 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이 안전한 금융자산을 좋아한다. 그 동안 은행권의 정기예금을 주된 저축수단으로 인식해왔으며 이러한 현상은 대우사태 이후 더욱 심화되었 다.

미국의 경우 개인들이 자산의 10%정도만 예금으로 운용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이보다 6배가 높은 60%를 예금에 맡기고 있다. 돈이 은행으로 몰리니 이자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객들이 여윳돈을 은행에 맡김으로써 은행들이 자산운용에 애로를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자본시장변화 등 주변여건을 감안할 때 이젠 간접투자시장도 새로운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우리도 노령화사회(65세이상 노령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접어들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은행권의 정기예금으로 모은 돈을 간접투자에서 불린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제는 긴 생애 재무설계과정에서 간접투자를 활용하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은행의 PB(프라이빗 뱅킹) 강화나 증권회사 랩어카운트상품 출시 및 최근의 적립식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증대에서도 알 수 있다.

또 앞으로 펀드는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이 된다는 점이다. 그 결과는 최근 판매점포가 많은 은행의 판매액 증대에서도 알 수 있으며 보험회사까지 확대될 경우 어느 상품보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이다. 게다가 연기금ㆍ금융기관 등의 주식투자 확대나 기업연금 등이 도입될 경우 증권시장의 안정화가 기대되며 이는 펀드의 안정적인 수익달성을 가능케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금리가 크게 떨어진 90년대 초반부터 뮤추얼펀드의 급증과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로 기관장세가 전개됐다.

미국의 예를 보면 이미 펀드시장이 하나의 투자문화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미국의 펀드시장은 90년 초에서 2000년까지 연간 20%가량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펀드시장이 미국과 같이 성장하려면 먼저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시장참여자들은 그 동안의 관행 등을 버리고 유리알같이 투명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다음은 전문성이다. 운용회사들은 “내가 해도 너만큼은 하겠다”는 식의 투자자들의 비아냥거림을 쉽게 넘겨서는 안된다. 유수한 외국의 대형운용사와 견줄 수 있는
▲국제화된 전문운용기법을 습득해야 하고
▲차별화된 투자분석방법과 철저한 위험관리
▲다양한 상품개발 등 고객에 대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펀드시장을 장기투자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장기투자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투신운용사는 장기투자할 때 수익률이 우수하다는 것을 투자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장기 간접투자상품에 세제지원 등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개인위주의 시장에서 기관투자가 시장으로 변화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한국증시가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냄비장세`를 연출하는 것은 개인의 비중이 높고 단기매매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이는 증시의 안정성을 담보해 줄만한 안전판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장기투자와 간접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투신시장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갹출형기업연금의 도입이 필요하다. 미국의 투자신탁 자산중 42%정도가 연금자산 임을 비추어보더라도 기업연금도입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간접투자시장의 본격적인 도래에 앞서 투자자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면 아마도 투신상품이 투자자로부터 오래 기억되고 인기를 받는 상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별취재팀(홍준석ㆍ김정곤ㆍ이재용ㆍ김상용기자) > 입력시간 : 2002/11/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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