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유전자는 OUT!
RNA 치료제의 시대
By. 이프
▶ RNA 치료제는 유전자 정보의 흐름을 직접 조절해 질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차세대 혁신 기술입니다.
▶ 코로나19 백신으로 기술력이 검증된 뒤, 암·희귀질환·면역질환 등으로 적용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 RISE 바이오TOP10 액티브 ETF는 올릭스·삼성바이오로직스·한미약품·에스티팜 등 RNA·단백질 치료제 핵심 기업에 투자합니다.
안녕하세요, '이프' 입니다!
유전자 치료제는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불려왔습니다.
인간의 유전 정보를 해독한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며, 비로소 우리는 유전자의 설계도를 완전히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유전 정보를 직접 다뤄 질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은 현실이 되었고, 특히 RNA 치료제는 이 분야의 중심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전자 치료제, 그중에서도 빠르게 상업화되고 있는 RNA 치료제를 단계별로 살펴보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RNA 치료제의 기초를 이루는 '중심원리'부터 함께 알아봅시다.
■ 모든 것의 출발점, 중심 원리(Central Dogma)
우리 몸은 수많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단백질이 서로 협력해 생명 활동을 유지합니다.
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바로 생물학의 기본 법칙, 중심원리에 따라 진행됩니다.
이 순서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중심원리 모식도 (출처: 미래에셋증권 / 클릭 시 관련 설명으로 이동)
먼저,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단단히 감겨 있어 외부 손상을 막습니다.
이때 필요한 부분이 풀리며 그 정보가 RNA로 옮겨 적히는데, 이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고 합니다.
마치 도서관의 귀한 원본 책을 직접 빌려주는 대신 복사본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RNA(messenger RNA, mRNA)는 세포 안을 떠다니며 리보솜이라는 '단백질 공장'에서 번역 과정을 거칩니다.
RNA에 담긴 유전 정보가 실제 단백질로 변환되는 과정이 바로 번역(translation)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
DNA는 핵 안에 머물고, 단백질은 핵 밖에서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핵을 나올 수 없는 DNA 대신, RNA가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이죠.
■ DNA와 단백질의 중간다리 RNA를 타겟하자!
이제 RNA 치료제의 기본 개념이 조금 잡히셨을 겁니다.
RNA 치료제는 바로 이 '정보 전달 중간 단계'를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 RNA 치료제는
● 좋은 단백질의 생산을 촉진하거나
● 나쁜 단백질의 생성을 차단합니다
● 또는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RNA 자체를 주입해 체내에서 직접 단백질을 생산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RNA 치료제는 단백질 생산 현장의 '설계 정보'를 바꿔서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치료법입니다.
의약품 기술의 진화 (출처: IQVIA / 클릭 시 IQVIA 코리아 홈페이지로 이동)
■ RNA 치료제가 주목받는 이유
◆ 디자인이 쉽고 정확하다
RNA 치료제는 복잡한 설계를 새로 짜지 않아도 됩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어떤 유전자 정보로 만들어지는지만 알면, 그에 맞춰 RNA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 정확한 주소만 알면 배달이 가능한 것처럼 말이죠.
기존 화학 약물은 복잡한 신호 경로를 건드려야 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RNA는 단백질 생성에 직접 개입하기 때문에 임상 결과가 더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합니다.
◆ 공략 불가능했던 질환까지 치료 가능하다
기존 약물은 단백질의 복잡한 3차원 구조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RNA 치료제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에 개입하므로, 구조와 상관없이 설계가 가능합니다.
덕분에 기존에 약물로 치료할 수 없었던 영역까지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런 질환들을 '치료 불가능한 타겟(undruggable target)'이라고 불렀는데, RNA 치료제가 이 벽을 허물고 있는 것입니다.
◆ 희귀질환에 강하다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어 기존 제약사들이 경제성 문제로 개발을 꺼렸습니다.
하지만 RNA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 유전자가 명확할수록 개발이 빠르고,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비용 효율도 높습니다.
이 덕분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희귀 유전 질환 치료 영역에서 RNA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벽이 있다
RNA 치료제가 가진 가장 큰 도전은 전달(delivery) 기술입니다.
기존의 약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만 타겟해도 충분했지만, RNA 치료제는 세포 속 깊숙이 들어가야 합니다.
쉽게 말해, 택배를 현관 앞에 두는 게 아니라 집 안쪽 방의 특정 서랍 안에 정확히 넣어줘야 하는 셈이죠.
따라서 RNA가 몸속 특정 장기나 세포에 안전하게 도달하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현재로서는 간(肝)처럼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장기 위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질나노입자 같은 신기술이 발전하면서 다른 장기로의 전달도 점차 가능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