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혹시 '자산배분'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아마 초보 투자자분들도 자산배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어도, 대부분 들어는 보셨을 겁니다.
과거 자산배분이라는 단어는 주로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연금투자 쪽에서는 자산배분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차근차근 자산배분의 기초와 의미에 대해서 말씀드릴 계획입니다. '자산 배분'... 뭔가 전문적인 느낌이 나지만, 실제 실행에 옮기기에는 복잡해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 자산배분 펀드에 투자해 보신 분들이라면, 최근 몇 년의 투자 성과를 놓고 볼 때 "이거 진짜 해야 해? 뭐가 장점이 있지?"라는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그냥 미국 주식 존버가 답...이었...)
■ 자산배분이란?
자산배분이라는 단어는 여러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합니다.
주로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여 위험 대비 수익을 극대화한다'라는 게 주된 컨셉입니다.
투자에는 위험이 빠질 수 없는데, 마치 세금 같은 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많이 내는 환상적인 투자기법입니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어떠한 자산에 투자해서 수익이 많이 나기 위해서는 그 자산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야 합니다. 그런데 그 변동성 자체가 위험(Risk)입니다.
즉,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다만, 동일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익을 조금 더 내거나, 수익은 유지하면서 위험을 조금 감소시키는 방법은 가능합니다.
이것이 바로 분산투자를 통한 자산배분의 목적이자 명확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산배분의 개념과 실제 성과를 설명드리기 위해 아주 간단한 사례를 설정하겠습니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미국 상장 ETF를 통해 ① '글로벌 주식'과 ② '글로벌 채권'에 투자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주식에 60%, 글로벌 채권에 40% 투자하는 ③ '자산배분'이라는 자산군에도 투자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시기는 21세기 이후 지금(2000년 1월 1일~2024년 11월 30일)까지입니다.
우리는 모두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도 달러를 보유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상장 ETF 투자는 그 어떠한 환 리스크도 없음을 가정합니다.
위의 [그림 1]은 우리가 투자한 3개의 자산군(글로벌 주식, 글로벌 채권, 자산배분)의 투자 성과입니다.
21세기에 진입하면서 100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2024년 11월 말 현재 글로벌 주식은 484원, 글로벌 채권은 226원, 자산배분은 381원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사실 투자의 과정보다는 결과만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체감상 주식>자산배분>채권의 순서로 좋은 투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돈을 좀 벌려면 주식에 투자해야 해!"라는 증시의 격언(?)이 떠오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맞는 말입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 한정하여 그렇습니다.
투자를 21세기 들어 시작했는데 오늘이 2024년 12월이 아닌, 2007년 12월 31일이나, 2016년 12월 31일이었다면 같은 생각이 들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 자산배분의 특징
[표 1]에서 보시는 것처럼 제1국면의 성과는 채권이 가장 좋고, 주식이 가장 나빴습니다.
제2국면에서는 성과가 비슷비슷합니다. 2000년부터 제2국면까지의 누적 수익률의 순서는 '채권>자산배분>주식'입니다.
반면, 제3국면에서 주식이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전체 국면의 성과에 있어서 주식이 가장 좋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돈을 좀 벌려면 주식에 투자해야 해!"라는 증시의 격언(?)이 성립됩니다.
반면, 주식 및 채권, 자산배분 중에 자산배분은 모든 국면에서 중간의 성적을 기록합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자산배분은 상대적으로 투자의 진입과 회수 시점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위험(변동성) 대비 수익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기 때문이죠.
■ 자산배분과 분산효과
그럼 자산배분은 어떻게 해서 위험 대비 수익이 상대적으로 양호해질까요? 정답은 분산효과에 있습니다.
[그림 2]는 2000년~2004년 11월 기간 동안의 글로벌 채권과 글로벌 주식, 자산배분의 Risk-Return Profile을 도식화한 것입니다.
연환산수익률은 누적수익률을 연환산 했으며, 연환산 변동성은 월별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연환산한 것입니다.
글로벌 주식과 채권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보다 자산배분은 왼쪽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산배분 위험 대비 수익 측면에서 글로벌 주식, 또는 채권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험 대비 수익이 우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는 아래의 [표 2]를 통해서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러한 결과가 도출될까요? 바로 분산효과, 즉 자산군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 때문입니다.
2000년 이후 2024년 11월까지 글로벌 주식 및 채권 간 월간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는 0.377입니다.
즉, 100번의 기회가 있다면 약 38번만 수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62번은 주식가격이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주식가격이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서로 보완을 해줌으로써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 하락을 방어했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모든 상황에 대해 적용 가능합니다.
주식, 채권 외 기관투자자들이 대체투자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 투자자분들이 최근 금에 투자하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가나 천연가스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시는 분들도 투자 목적은 단기 수익 극대화지만, 주식과 함께 투자하신다면 분산투자 효과를 누리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자산배분의 정의와 사례, 의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By. KB자산운용 모건티비
(24.12.2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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