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to One"
나는 0에서 1을 만드는 기업에 투자한다
By. KB자산운용 한강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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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ero to One
먼 과거,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만들었으며, 현재 AI 산업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팔란티어의 창립자.
실리콘 밸리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제는 J.D. 밴스와 트럼프 정권의 든든한 후견인 중 하나로써 미국 정치계까지 그 손을 뻗은 거물.
그리고 파운더스 펀드라는 벤처 캐피털을 통해 메타 플랫폼스, 스페이스X, 오픈 AI, 에어비앤비 등 수많은 거대 기업들의 등장에 일조한 사람.
바로 피터 틸이라는 인물입니다.
그가 2014년에 'Zero to One'이라는 책을 하나 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투자 서적들 중에서도 가장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겨우 250페이지 남짓한 한 권의 책이지만 이를 통해 앞으로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핵심 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0에서 시작해 1을 만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독점 이윤을 얻는 기업.
그런 기업은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해자를 얻을 수 있다.
● 수평적 & 확장적 진보는 1에서 N으로의 진보를 의미한다. 이 경우 우리가 이미 그 모습을 알고 있으므로 쉽게 상상이 된다.
● 하지만 수직적 & 집중적 진보는 0에서 1로 진보하는 것이다.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수직적 진보를 한 단어로 나타내면 "기술"이 된다.
●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이 된다. 그리고 그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장악하고 독점할 수 있다.
독점기업은 시장을 손에 쥐고 있으므로 스스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경쟁자가 없으므로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 오늘날의 기업 가치는 그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모든 돈의 총합이다.
'미래에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위대한 기업을 결정한다. Zero on One의 힘은 거기에서 나온다.
● 사람들은 경쟁을 신성시하며 경쟁 덕분에 우리가 가난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완전경쟁은 결국 모든 이윤을 사라져 버리게 만든다.
경쟁이란 아무도 이윤을 얻지 못하고 의미 있게 차별화되는 부분도 없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또 보유하고 싶다면 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으로 회사를 차리지 마라.
● 벤처 투자자라면 0에서 1이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을 찾아내어 모든 자원을 동원해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기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라.
사실 엄연히 말하면 이 책은 "어떻게 독점적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는 책입니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쓰인 책이죠.
하지만 저는 이 글을 투자자의 관점에서 읽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래의 두 문장이 핵심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이 된다. 그리고 그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장악하고 독점할 수 있다.
독점기업은 시장을 손에 쥐고 있으므로 스스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경쟁자가 없으므로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투자자라면 0에서 1이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을 찾아내어 모든 자원을 동원해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기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라"
이 문장을 읽으며 제가 그동안 만들어온 투자 방식이 본질적인 측면에서 Zero to One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투자 철학을 이전보다 훨씬 더 가다듬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의 글은 투자 정보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내용.
바로 투자 철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내게는 투자 철학이란 것이 존재하나?
여러분은 혹시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가지고 계시나요? 내가 하고 있는 투자를 설명할 수 있는 핵심적인 키워드를 가지고 있나요?
아쉽게도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던 과거의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주식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당시의 저는 그야말로 들판을 떠도는 불나방 중 한 마리에 불과했습니다.
급등주를 찾아다니며 사팔사팔(사고팔고) 하기 바빴고, 계속 MTS를 들락거리며 차트를 보기 바빴습니다.
스스로 산업/기업에 대한 분석을 하며 저만의 종목을 찾기보다는 친구에게 추천받은 주식을 사기 일쑤였습니다.
이 회사가 뭘 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일단 오르고 있으면 매수부터 시작했습니다. 유명한 기업이면 당연히 땡큐였습니다.
불나방 방식의 투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수없이 매수매도를 하고 계속해서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얻은 결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운이 좋아 수익을 냈다고 해도 얼마 안 가 그걸 다 반납해야 했습니다.
종목에 대한 공부는 일절 없었고, 한 종목을 오래 느긋하게 가져가는 법도 없었습니다. 그저 열심히 '매매'만 했을 뿐이죠.
그저 수많은 불나방 중 한 마리에 불과했던 저는 수많은 투자 구루들의 책을 읽으며,
그리고 이미 투자 세계에서 큰 성과를 이뤄낸 사람들을 하나둘 만나가며 저만의 투자 철학을 조금씩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틀이 잡혀나간 철학을 토대로 이전과는 다른 투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예전처럼 아무런 줏대 없이 투자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저 친구의 '~좋아 보인다'라는 카톡 하나만 보고 제가 모은 돈을 냅다 집어넣는 일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매매에 대한 혼자만의 원칙이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뇌동매매(대중의 심리에 편승한 매매)'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만의 '기준'을 가지고 기업들을 선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투자를 시작한 기업과 해당 산업에 대해 점점 더 심도 있게 공부를 해나가게 되었고, 저만의 지식과 통찰력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 과정에서 좋은 결과도 만들어올 수 있었죠.
그렇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항상 열려있는 평등한 곳입니다.
하지만 투자로 인생을 바꿔보고자 한다면 남들과는 다르게 접근을 해야 합니다.
그 시작점으로 모든 걸 관통하는 확고만 '나만의 투자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 나의 투자 철학
파괴적 혁신, 그리고 Zero to One
Zero to One은 현재 저의 투자 철학 그 자체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파괴적 혁신 기업들에 대한 장기투자를 통해 큰 성과를 내고자 했습니다.
엄청난 혁신, 상식을 뛰어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판을 완전히 뒤집는 기업들을 찾아내어 오랜 시간 함께하고자 했죠.
그리고 이는 Zero to One 책을 읽으며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파괴적인 혁신으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시장을 독점해버릴 기업을 찾고 또 찾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0에서 1이 될 때까지 함께합니다. 물론 그 동행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투자 대상 종목의 수는 절대 3개를 넘기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One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소수의 종목들을 골라 모든 자원을 동원합니다. 피터 틸이 말했던 것과 같이 말입니다.
투자기간은 Zero에서 One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어도 10년은 걸린다는 것을 감안할 때 최소 5년 이상으로 잡습니다.
타이밍은 잡지 않습니다. 묵묵하게 그 기업의 지분을 하나씩 사들입니다.
Zero to One을 달성한 기업들의 주가 폭등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마련. 그 시점을 정확히 맞출 수는 없습니다.
그저 One으로의 여정이 완성되는 그 순간만을 기다리며 기업과 동행하는 입니다.
제게 가장 큰 깨달음을 주었던 투자 스승께서는 예전에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투자로 너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데에 단 3개의 회사면 충분하다"
그때는 그 말이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잘 알 것 같습니다.
Zero to One을 이뤄낼 기업을 딱 3개만 남들보다 빨리 찾아도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걸 해낼 경우 얻게 될 결실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말이었죠.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총 3개의 기업을 통해 20년간 그분이 만들어온 수익률은 무려 수 만 퍼센트.
Zero to One 투자전략을 누군가 실제로 증명해냈다는 사실이 저 또한 그 길을 걷을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 물론 공짜는 없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Zero에서 One을 만들어낼 기업을 찾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심지어 그런 기업들이 One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고, 도달할 가능성 또한 매우 낮습니다.
피터 틸 또한 수백수천 개의 기업들 중 겨우 하나만이 Zero to One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과연 One이 될 기업일지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산업과 기업, 그리고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해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남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미래를 더 먼저 내다보기 위한 노력과 미래를 그리는 상상력도 필요하고요.
운이 좋아 결국 One이 된다 하더라도 그때까지 일어날 엄청난 변동성과 지루한 시간들을 기다리는 건 더더욱 힘든 일입니다. 길게는 10년이 넘어가는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평범한 우량주들의 2배에서 3배에 달하는 베타값(상대적 변동성)을 가지고 있기에 웬만한 멘탈로 그 변동성을 견뎌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ero to One 투자 철학을 가지는 건, 0에서 1을 만들어낼 기업이 창출해낼 가치의 양은 상상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엄청난 투자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2004년부터 아마존에 투자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10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낸 '베일리 기포드'처럼 말이죠.
■ 역사 속에 새겨진 Zero to One
Zero to One.
0에서 1을 창조하는 기업.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만들고, 그곳의 독점적 지배자가 되어 모든 이윤을 빨아들이는 기업.
그런 기업들은 절대 우리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지난 역사 동안 그런 기업들을 수도 없이 많이 봐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기업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탄생하기 시작하여 인류의 삶 자체를 바꾼 '거대 테크 기업들'이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인터넷 검색엔진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개화를 이끌어내고 전 세계의 정보와 개인정보를 빨아들인 구글. 그들은 이제 글로벌 검색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OS 시장마저 애플과 둘이 독식하는 구조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어마어마한 인앱 수수료를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유튜브' 인수를 통해 '영상 플랫폼' 산업까지 먹었습니다. 틱톡과 같은 몇몇 숏폼 중심 플랫폼을 제외하고는 감히 이에 대항할 만한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막대한 독점의 힘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 중인 제가 '매년같이 상승하는 가격'에도 꼼짝없이 결제를 하게 만들어버립니다. 다른 대안은 없기 때문입니다.
영상 플랫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글. 그들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벌어들일 이윤의 총량을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글은 Zero에서 One이 되었습니다.
Zero에서 One이 된 기업들은 이 외에도 많습니다.
경쟁사들보다 10배가 더 넘는 기술적 우위로 세계 최고의 우주항공 기업이 된 스페이스X는 미국 전체 로켓 발사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동안 쏘아 올린 인공위성은 지구 저궤도에 약 6,400개. 우주를 날아다니고 있는 전체 위성의 무려 62%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세계 시총 1~2위를 다투는 엔비디아는 수십 년 전부터 CPU가 아닌 GPU로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고 했고, 결국 지금은 전체 시장의 88% 이상을 장악해버렸습니다.
이제 누군가가 막대한 양의 AI 반도체를 사고자 한다면 엔비디아에게 굽신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들이 만들어낼 시장의 크기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워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AI 데이터 분석 분야의 압도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 팔란티어는 트럼프 2기 AI 맨해튼 프로젝트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정부 사업을 꽉 잡고 있으며, 이제는 상업 부문으로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는 팔란티어의 주가는 지난 2년간 10배가 넘게 뛰었습니다.
피터 틸이 창업한 회사답게 Zero에서 One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 극소수만이 Zero를 찾는다
누구나 Zero에서 One이 될 기업들을 찾아 투자하고, 큰 수익을 거둬들일 꿈을 꿉니다. 하지만 이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100명의 투자자가 시장에 뛰어든다고 하면, 그중 Zero to One을 이뤄낼 기업을 찾고 투자에 성공하는 건 불과 1명이 될까 말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역사를 보면 이를 너무나 잘 깨달을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된 기능보다 훨씬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해 주는,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흔한 스마트폰.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서 우리의 삶을 도와주는 21세기 혁명의 아이콘.
그런데 말이죠. 위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온 시점은 이미 아이폰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고 1년이 지난 후인 2008년이었습니다.
지금은 생각하면 너무나 놀랍지만, 이 글에 달린 댓글들의 내용이 참 충격적입니다.
"왜 그냥 노트북에다 핸드폰을 박아 쓰지 그래?"
"휴대폰은 전화나 문자만 보내면 되는 거 아냐? 이건 뭐 컴퓨터도 아니고, 디카도 아니고..."
"누가 만들고 누가 사냐?"
"정신 나갔어? 이거 하려면 몇십 년은 기다려야 할 듯"
"아주 그냥 공상 영화를 찍어라"
아이폰이 이미 세상에 나와 스마트폰 시장을 열기 시작했던 시점. 애플이 Zero에서 One으로의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던 시기.
사람들은 그때도 애플이 10년 후 얼마나 위대한 기업이 되어있을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기업이 만들고자 하는 미래가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10년 후에 우리 삶이 어떻게 변할지도 상상하지 못했죠.
그만큼 One이 될 기업을 '누구보다 빠르게'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절대 대중에 편승해서는 위대해질 기업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 그렇기에 Zero to One 투자 철학을 가지는 건 어쩌면 무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왔습니다.
역사는 반복될 것이고, 그 주인공은 계속해서 탄생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투자 철학으로 삼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기회는 여전히 많습니다.
■ 독점의 힘은 숫자를 이긴다
아무리 Zero에서 One이 될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라 해도 시장과 투자자들이 그걸 알아주지 못하면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합니다.
하지만 점점 One이 되어가는 것이 눈으로 확인되면, 그리고 누가 봐도 One이 될 것이 분명해지면 기업은 그제야 조금씩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만들어냅니다. 당장 급등하는 주가와 함께 P/E Ratio가 많게는 수백 배에 이를 정도로 치솟기도 하죠.
이런 광경을 보며 많은 투자자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냐? 수익 대비 주가가 너무 고평가된 것 같은데", "거품 주식 곧 폭락한다"와 같이 말이죠.
그리고 기업과 주가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의 찬반양론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Zero to One을 이뤄내는 기업의 가치는 단순히 '숫자'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특정 시장과 산업을 '독점'하는 기업은 그 시장 안에서 무궁무진한 가치를 계속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쟁자가 없으므로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이윤을 극대화 해나갈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 기업이 현재 얼마를 벌고 있는가보다는, 회사가 앞으로 열어나갈 전체 시장의 규모에서 어느 정도의 시장 파이를 먹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독점의 힘은 숫자를 이기기 마련입니다. 거대한 힘 앞에서 숫자는 후행적 지표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분석가들도 Zero에서 One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서야 뒤늦게 목표주가를 올리기 마련입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은 계속해서 버블 논란을 가져가게 됩니다.
단순히 '숫자', 그리고 '밸류에이션'에만 포커스를 맞췄다면 우리는 One이 될 기업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한번 과거의 사례들을 살펴볼까요?
지금은 온라인 커머스 제국의 승리자이자 AWS를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최강자가 된 아마존.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마존은 '거품 주식'의 대명사였습니다.
P/E 수치가 한때 1,000에 근접하기까지 하는 광경을 보며 사람들은 거품이라고 말했고, 아마존의 주가는 폭락할 일만 남았다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습니다. 아마존이 1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만들고자 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그들이 완성해나갈 제국이 무엇인지 말이죠.
그렇게 10년 동안 아마존의 Zero to One 서사시는 서서히 완성되어갔습니다.
막강한 독점력, 그리고 점점 거대해지는 수익성 앞에 닷컴 버블을 방불케했던 P/E는 빠르게 낮아졌습니다. 반면 주가는 10년 전보다 8배 이상 더 올랐습니다.
아마존의 가치를 일찍이 알아본 소수만이 이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AI 혁명의 최대 수혜주이자,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중입니다.
아예 적수조차 없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무력화시키고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불과 1~2년의 짧은 시간 동안 주가는 10배가 넘게 폭등했고, 기업의 수익성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Zero에서 One을 만들어냈고, 그들의 강력한 독점력은 숫자를 이겼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엄청난 양의 AI 반도체를 필요로 하고, 엔비디아의 힘은 날로 커져만 갑니다.
독점의 힘, Zero to One의 힘으로 거품 논란을 딛고 시장을 장악해버린 위대한 기업들.
One이 되기 위한 그들의 여정이 시작되었을 때 눈앞의 이익과 숫자에만 매몰되어 있었다면 우리는 절대 기회를 잡을 수 없었을 겁니다. 진정한 기회는 숫자 너머에 있었습니다.
■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저는 앞으로도 0에서 1을 만드는 기업.
수평적 진보가 아닌 수직적 진보를 이뤄냄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독점적인 힘을 갖게 되는 기업.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기업.
그리고 미래 다운 미래를 만드는 기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것이 어떤 상황에서도 꿋꿋이 가져아햐 하는 저의 투자 철학입니다.
'Zero to One'이라는 확고한 투자 철학 하에 0에서 1이 될 기업들을 찾고 또 찾아 '누구보다 빠르게' 선점 투자해야 합니다.
과거의 역사가 보여주듯, 0에서 1을 만들어낸 기업들의 가치와 그들이 미래에 벌어들일 돈은 감히 "숫자"로 매길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뒤늦게야 그 가치를 인정해 나갈 것입니다.
역사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입니다. Zero to One의 힘 앞에 숫자는 결국 후행적 지표가 되어버릴 겁니다.
그보다 중요한건 상상력과 미래를 관통하는 통찰력, 그리고 끈기입니다.
이와 같은 투자철학이 파운더스 펀드가 이뤄낸 놀라운 성과처럼, 저의 투자를 한층 더 높은 단계로 올려주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투자 철학에 정답은 없습니다.
투자에는 절대 정답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각기 다른 전략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도 누구나 성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누구나 다 실패할 수도 있죠.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스스로가 평생에 걸쳐 변함없이 가져갈 수 있는 철학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영혼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자, 이제 모두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투자로 인생을 바꿔보고 싶은 우리에게 각자의 확고한 투자 철학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투자 철학을 가져야 할까요?
앞으로 해야 하는 수십 년의 투자 인생을 관통할 단 하나의 문장. 길고 험난할 투자 여정의 근간이자,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해줄 마지막 기둥.
어쩌면 그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By. KB자산운용 한강뷰
(24.12.13 작성)
Compliance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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