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국내 상륙과
비만치료제 시장 히스토리 (1편)
By. KB자산운용 이프
- 제약바이오산업 전문가로, 헬스케어 섹터 운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GLP-1 수용체 효능제를 기반으로 한 비만치료제 시장의 성장입니다.
대표 비만치료제 중 하나인 위고비(Wegovy)가 국내에 상륙하며 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투자 포인트와 스마트 머니가 오가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총 2편의 포스팅을 통해 꼼꼼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요즘 바이오산업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테마는 바로 '비만'입니다.
비만치료제의 양대 산맥인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와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주가는 끝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상승을 거듭하였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24년 현재 유럽 전체 시총 1위, 일라이 릴리는 미국 헬스케어 회사들 중 시총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는 현재의 노보노디스크, 일라이 릴리가 존재하도록 만든 1등 공신인 동시에 제약바이오 섹터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약이길래 이렇게 큰 파급력을 가지는 걸까요?
오늘은 그 첫 번째 포스팅으로 위고비, 젭바운드로 대표되는 GLP-1 RA 기전과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 당뇨병 치료제로 처음 개발된
GLP-1 수용체 효능제
GLP-1 (Glucagon Like Peptide-1)은 인체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입니다.
GLP-1은 다양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데, 처음 의약품에 활용된 것은 혈당 강하 효과를 통해서입니다.
GLP-1 수용체로 신호가 전달되면 췌장 베타세포의 증식을 유도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합니다.
당뇨 환자들이 경구약으로 더 이상 혈당 조절이 불가할 경우, 혈당을 낮춰주는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인슐린을 췌장의 베타 세포가 분비하고, 이를 촉진하는 게 GLP-1입니다. GLP-1은 여기에 추가로 인슐린과 반대 작용을 하는 글루카곤을 억제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GLP-1을 활용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이 시작됩니다.
빅파마들은 앞다퉈 GLP-1 호르몬이 부착되는 수용체에 붙어서 GLP-1과 동일한 효과를 만들어주는 GLP-1 수용체 효능제 개발에 착수합니다.
연구가 이어지고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에타(Byetta, 성분명:Exenatide)가 2005년 처음 FDA의 승인을 받으며, GLP-1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 트루리시티, 오젬픽이 만든
GLP-1 수용체 효능제의 전성기
GLP-1 수용체 효능제는 약물의 기전과 개념 자체는 흠잡을 곳이 없었고, 실제로 혈당 강하 효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짧은 반감기가 큰 문제였습니다.
투약한 약물의 절반이 분해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반감기인데, 약물의 반감기가 짧으면 약이 빠르게 분해되고, 충분히 약물 농도가 유지되어 약효를 발휘하기 위해선 그만큼 자주 투약이 이뤄져야 합니다.
2005년에 FDA 승인을 완료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에타 반감기는 2.4시간에 불과했습니다.
바이에타는 짧은 반감기 때문에 하루에 2~3회씩 투약이 필요했는데,
경구 알약이 아닌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된 바이에타 제형의 특성상, 하루에 2~3회씩 주사를 맞기는 환자들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국 낮은 투약 편의성으로 바이에타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바이에타 이후 다수의 빅파마들은 반감기가 증가된 GLP-1 수용체 효능제 개발 연구를 지속합니다.
그리고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2010년 허가), 애들릭신(릭시세나타이드)이 1일 1회 투여 형태로 개발되어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를 크게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일라이 릴리의 트루리시티(Trulicity, 성분명:Dulaglutide)가 출시되며, GLP-1 수용체 효능제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트투리시티의 반감기는 무려 120시간으로, 1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는 방식으로 허가를 받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투약 부담이 크게 감소하며 GLP-1 수용체 효능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트루리시티의 성장을 필두로 시장 규모 역시 급격히 성장하게 됩니다.
(트루리시티는 당뇨로 인해 신장 기능이 감소된 신부전 환자에서도 사용이 가능했던 부분 또한 장점이었습니다.
신부전환자는 메트포르민의 사용이 어려워 설폰요소제를 사용하나, 이 경우 저혈당 빈도가 증가하였고, 트루리시티가 강력한 대안으로 이용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일라이 릴리와 함께 GLP-1 효능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노보노디스크가 등장합니다.
노보노디스크는 2017년, 반감기를 1주일. 168시간까지 늘린 오젬픽(Ozempic, 성분명: Semaglutide)을 출시, 당뇨 적응증 GLP-1 효능제 시장은 릴리의 트루리시티와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이 이끌게 됩니다.
이후 바로 이 오젬픽, Semaglutide의 비만 치료제 버전이 이번에 국내에 상륙한 위고비(Wegovy)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비만치료제로 GLP-1이 개발되기까지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히스토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 중인지, GLP-1의 무한한 확장성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By. KB자산운용 이프
(24.11.18 작성)
※ 참고 자료 (아래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한국바이오협회 [이슈브리핑_글로벌 비만치료제 개발 동향] 2022.05
• 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당뇨 및 비만시장 1위 기업 노보노디스크] 2023.08
• iM증권 이호철 위원 [제약-숫자로 보는 비만/페암/ADC 모멘텀] 2023.06
• 바이오스펙테이터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2판)] 2023.10
※ 본 포스팅에서 언급되는 비만치료제 관련 내용은 의약품 등의 홍보 및 광고와는 무관하며, 그 효능이나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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