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알아보는 금리와 채권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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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데이터로 인사이트를 찾는 '데사이트'입니다.
최근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당선으로 시장이 많이 시끌시끌합니다. 그래서 다들 관심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와중에 딱 묻혀버린 주제가 하나 있죠... 바로 금리!입니다.
몇 달 전 연준이 빅 컷으로 무려 50bp나 금리를 인하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그때는 정말 시장이 금리 이야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대선 때문인지 금리 이야기가 쏙 사라졌습니다.
사실 지난 11월 7일(현지 시각)에도 연준이 또다시 금리를 25bp 인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참 조용하게 지나갔죠?
그래서 오늘은 잠시 묻혀버린 금리 이야기를 다시 해볼까 하는데요, 금리가 인하될 때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게 바로 '채권'이에요.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라는 말 때문이죠.
그렇다면 정말 금리가 내리면 채권의 가격이 오를까요?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해요!
그전에 금리와 채권이 무엇인지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 볼까요?
■ 금리란 무엇일까?
먼저 금리란 무엇일까요? 편하게 생각하면 "이자"겠죠? 정확히는 "원금에 지급되는 기간당 이자의 비율"이에요.
금리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에 따라 정하는 금리로, 금융 기관들이 서로 돈을 빌리거나 예금할 때 적용되는 '기준이 되는 금리'입니다.
쉽게 말해 중항은행이 경제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도구라고 할 수 있죠.
반면 시장금리는 말 그대로 금융 시장에서 결정되는 금리입니다.
시중금리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나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화에 영향을 받아 움직이게 됩니다.
하지만!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의 경기, 물가 등에 따라 다르게 움직일 수도 있죠.
바로 현시점이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더욱 중요한 내용입니다!
■ 채권이란?
다음으로 채권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채권은 정부, 공공기관, 기업 등이 돈을 빌릴 때 발행하는 '차용증'입니다.
투자자들이 이 기관들에게 돈을 빌려주면 그 대가로 채권을 받습니다. 쉽게 말해 내가 돈을 빌려주고 그에 대한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이러한 채권의 종류에는 국채, 회사채(우량 채권과 하이일드[High Yield] 채권)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또 채권은 만기 시 받게 되는 금액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의 가격은 낮아진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아래의 표를 통해 더 자세히 확인하겠습니다.
"채권의 금리"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금리"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표입니다.
가격 (A)는 채권의 가격을 나타내고, 가격 (B)는 발행 당시의 가격을 나타냅니다.
가격 (A)는 가격 (B)가 고정되어 있기에, 금리가 오를수록 내가 살 채권 가격이 낮아지는 겁니다.
가격 (C)는 예금 만기 시 받는 원금과 이자를 합친 '원리금'을 나타내는데, 흔히 아는 대로 금리가 높을수록 받는 원리금이 높아집니다.
또 채권은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일반 차용증과 달리 증권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행 기관이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과 이자가 약정된 대로 지급됩니다. 때문에 채권은 '안정형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입니다.
직접투자는 한국거래소 채권시장에 상장된 장내채권이나 증권사에서 파는 장외채권을 구매하는 겁니다.
내가 원하는 채권을 골라 직접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 이자와 만기 등 꼼꼼히 따져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자금이 많이 필요하고, 개인이 채권을 직접 거래하는 것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개인투자자 중 대부분의 채권 투자자들은 간접투자를 합니다. 증권사를 통해 채권 펀드나 ETF를 매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채권 ETF는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고, 거래량이 많아 유동성도 좋습니다. 또 다양한 채권에 분산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있죠.
■ TLT로 보는 채권과 금리의 관계
채권과 금리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저는 미국 채권 ETF 상품 중 하나인 'TLT'를 골랐습니다.
그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미국 채권 ETF의 대표적인 상품 세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SHY, IEF, TLT입니다.
세 가지 ETF 상품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중 TLT가 SHY, IEF보다 더 인기가 많습니다. 실제 거래량만 봐도 TLT가 SHY, IEF보다 6배 이상 많죠.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바로 장기 국채의 움직임이 단기 국채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TLT는 더 큰 변동성을 가지기 때문에 리스크가 더 크지만, 그만큼 큰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점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듀레이션(Duration)인데요, 듀레이션은 채권의 만기까지 평균적으로 회수되는 시간, 즉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가 변할 때 채권 가격의 변화 폭이 더 커집니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TLT를 선호합니다. 또 가장 많이 거래가 되고 있으니, TLT의 가격 자체가 채권 시장을 대변한다고 보기에 가장 적합하겠죠.
이런 이유들로 저는 TLT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금리 데이터와 TLT의 가격 데이터를 분석하며 둘의 관계를 파악해 보겠습니다. 먼저 미국 기준금리의 그래프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에서 공개된 기준금리 데이터입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최근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거의 '제로금리' 수준에 도달했었죠.
이후에는 경제 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다시 금리가 오르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다시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보면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간중간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변동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동에 주목해서 금리가 인하되는 시기와 상승하는 시기를 나누고, 그 시기마다 TLT의 가격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 과거 사례 살펴보기
위에서 보여드린 기준금리 데이터와 TLT 가격 데이터를 그래프로 표현했습니다. 기간은 대략 최근 40년 정도입니다.
지금부터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을 나눠 TLT의 가격 동향을 살펴보고, 그 기간 동안의 매크로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와 911 테러로 인한 경기침체 이후,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그래프에서는 금리동결이 이어지다가 2002년 11월부터 인하기가 시작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TLT의 가격 그래프를 보시면 동결 기간부터 오르기 시작해서 인하기에 꾸준히 상승하여 수익률이 무려 12.47%가 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의 최대 수익률은 19.21%입니다.
금리가 하락하기 전부터 시장이 먼저 반응하여 채권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후 인하기에도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금리인하 덕분에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2004년 경에는 GDP 성장률이 상승하고, 고용 시장도 개선되면서 경제 전반의 활력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경제 회복과 함께 소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인플레이션)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과 주택시장의 과열로 인해 미국 연준은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에서 5.25%까지 인상했습니다.
이후 2007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는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겪었습니다.
당시의 매크로를 살펴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주택 가격의 하락으로 대규모 부실 대출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금융기관의 자산 부실로 이어져 금융 시스템 전반에 큰 위기를 초래했고, 결국 2008년 9월에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죠.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가 급격히 하락해 소비 지출과 투자가 감소했고, 실업률이 급증하며 경제는 심각한 침체로 빠져들었습니다.
이러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은 2007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기준금리를 5.25%에서 0~0.25%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인하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TLT의 수익률은 무려 40%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금리가 제로금리 수준에서 동결되었습니다.
연준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간의 균형을 유지하고, 시장의 안정을 위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2019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이어진 금리인하의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 팬데믹이었습니다.
물론 그전에 2019년 8월부터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로 금리인하를 시작했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았고, 미국 내에서도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0~0.25%의 제로금리 수준으로 조정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의 TLT 수익률은 대략 25% 정도였습니다.
■ 과거와 다른 현재의 상황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금리인하 시기에는 채권가격이 분명히 상승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있었던 금리인하 이후, 채권의 가격은 어땠을까요? 바로 그래프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FRED(세인트 루이스 연은 경제지표 시스템)에서 금리 데이터가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2024년 9월 18일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여 4.75~5.00%로 조정했고, 2024년 11월 7일 추가로 25bp 인하하여 4.50~4.75%로 조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TLT의 가격 데이터만 가져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막상 채권 가격을 확인해 보니 오히려 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금리인하 시기를 대변하기에는 데이터 수가 너무 적긴 하지만, 그럼에도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짚고 넘어가 볼까요?
■ 왜 이런 결과가 나왔나?
● 이전 글 확인하기
이전 글에서 퀀트투자에는 네 단계의 프로세스가 있다고 했습니다.
[투자 계획(가설 수립) → 리서치(가설검증) → 백테스팅 → 실전 매매]
지금까지 한 분석은 충분한 리서치(가설검증) 과정 없이 백테스팅 결과만 보고 의사결정을 한 것입니다.
백테스팅 결과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큰 손실을 입게 될 수 있습니다.
즉, 과거 데이터에서 단순히 "금리가 인하되었을 때 채권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백테스팅을 마무리 지어서는 안됩니다.
결과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 그 근거를 찾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합니다.
완벽한 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논리적으로 납득할 만한 분석은 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위에서도 각 기간의 매크로 상황을 함께 설명했던 것이죠.
그렇다면 금리와 채권의 관계를 더 명확히 살피기 위해, 어떤 데이터들을 확인해 보면 좋을까요?
저는 먼저 "미국 국채 발행"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미국 의회 예산처에서 나온 데이터를 보면, 중간에 차지하는 면적은 미국 정부가 부채(국채 등)에 대해 지불하는 순이자 비용을 보여줍니다.
"미국 정부가 이자를 갚기 위해선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그로 인해 또 이자가 생기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장은 지금의 기준금리 인하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는 올라갔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죠.
물론 CBO(미국 의회 예산처)에서 내놓은 데이터라고 해서 바로 미국 국채의 미래를 결론지을 수는 없겠죠?
트럼프가 당선과 함께 미국 예산이 어떻게 사용될지 추측을 해봐야 하고, 기존에 재무장관 옐런이 돈을 어떻게 사용해왔는지도 확인해 봐야 할 겁니다.
이렇게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가설을 검증하고 또 검증하는 것이 퀀트투자의 핵심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금리와 채권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보다 심도 있는 데이터 분석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만나요!
By. KB자산운용 데사이트
(24.11.2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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