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의 큰 특징은 선거를 두 번 치르는 '복식선거' 형태라는 점과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선제'라는 점입니다.
1차 선거에서는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2차 선거에서는 선출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발합니다.
이 두 번의 선거를 거쳐 미국 대통령이 결정되는 거죠. 이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부터 저와 함께 순서대로 알아보겠습니다.
■ 미국 대선 프로세스 - (1) 경선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인 '경선'은 각 주와 정당별로 상이합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전국 전당대회에서 과반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예비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됩니다.
예를 들어 올해 공화당은 전당대회에 2,429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였으며, 1,215명 이상의 대의원을 확보하는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경선 방식은 크게 코커스(Caucus)와 예비선거(Primary)로 구분되는데, 일부 주의 경우 두 방식을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각 주별로 경선 방식이 상이하다는 점도 미국 대선의 특징입니다.
▶ 코커스(Caucus)
코커스는 정당이 주관하는 지역단위의 미팅을 의미하는데요, 가장 하위 단위의 선거구별(Precinct)로 진행됩니다.
코커스에서 당원들은 거수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후보를 지지하거나, 투표용지에 지지하는 후보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합니다.
이 코커스 경선 결과로 카운티(County) 당대회 대의원이 선정되고, 카운티 당 대회의 하원 의원 선거구 당대회를 거쳐, 주 전당대회(State Convention)에서 전국 전대회 선거인단을 선출합니다.
코커스는 체육관이나 큰 홀에서 공개 토론을 해서 자신이 투표할 후보자를 정하는 방법인데, 이게 사실 특이하긴 합니다.
비밀 투표가 보장되지 않는 선거라는 점과 다른 투표자들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 예비선거(Primary)
예비선거는 주정부에서 주관하는 선거입니다.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죠.
코커스의 경선 결과가 주 전당대회 개회 이후에 확정되는 것과 달리 예비선거의 경선 결과는 경선 당일에 확정됩니다.
코커스가 당원들을 대상으로 선출하는 방법이라면, 예비선거는 일반 유권자들이 참여하여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권자 명부를 작성하여 투표를 하는데, 미국은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가 직접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합니다.
예비선거, 즉 프라이머리는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아래의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경선 방식은 각 주마다 일정과 방식이 상이합니다.
아이오와주는 코커스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출하는데, 이게 좀 상징적이긴 합니다. 왜냐하면 미국 전체 주에서 가장 첫 번째로 치러지는 경선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에 따라 여론이 뒤바뀌기도 하고, 이 결과에 따라 후보자들이 사퇴하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문제점으로 제기되면서 이번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아이오와 코커스를 3월로 연기했으며, 1월 23일 실시된 뉴햄프셔 경선은 전국위원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 재미있는 특징 중 하나는 16개 주에서 경선이 열려 가장 큰 규모의 단일 경선일이었던 지난 3월 5일(화)입니다.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이라는 용어도 생길 정도로 미국 대선 과정에서 상징적이었던 날입니다.
전체 후보자들 중 약 1/3 정도가 결정되는 날이기 때문에, 경선 레이스에서 큰 의미와 변곡점을 줄 수 있는 이벤트였던 것이죠.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슈퍼 화요일 전에 버니 샌더스 후보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슈퍼 화요일 이후 바이든 후보가 경선을 리드하게 되고, 최종 대선 후보로 나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 미국 대선 프로세스 - (2) 전당대회
미국은 시민들이 직접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형태가 아니라, 시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후보자를 뽑을 델리게이트(Delegate)를 뽑습니다.
델리게이트는 대표자라는 뜻이며, 자신의 뜻을 대표할(대신할) 사람을 뽑은 것입니다.
이 델리게이트 인원도 각 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주마다의 규모에 따라 차등이 있는데, 예를 들면 상대적으로 작은 주인 아이오와는 41명, 규모가 큰 플로리다는 219명의 델리게이트가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델리게이트를 뽑고, 델리게이트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의 뜻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당의 지도부 또는 전 대통령 등으로 구성된 슈퍼 델리게이트(Super delegate)도 존재합니다.
이들은 전체 델리게이트의 20% 정도 비율을 형성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따르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로 후보자를 선택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확실한 승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델리게이트와 슈퍼 델리게이트가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선정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미국 대선 프로세스 - (3) 선거
자, 지금까지의 이 모든 여정이 '선거'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건 선거입니다.
미국 대선은 복식선거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주별 유권자가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1차 선거를 거친 후, 2차로 선출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발합니다.
◆ 1차 선거 (선거인단 선출)
1차 선거는 11월 첫 번째 월요일 다음의 화요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11월 2~8일 사이의 화요일이 선거일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선거인단 선출이지만 선거인단의 확정은 대통령 확정의 의미가 짙기에 실질적인 대통령 선거일로 인식합니다.
이번 2024년도 대선의 1차 선거도 11월 5일(화)이었는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사실상의 미국 대통령 선거일로 간주하였습니다.
선거는 각 주별로 진행됩니다. 한 가지 특징은 바로 "승자독식(Winner-Take-All)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총 50개의 주에서 네브래스카와 메인 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 승리자를 결정합니다.
예를 들면 텍사스 주의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석이 총 40석인데, 투표를 실시한 결과 공화당이 민주당을 딱 1표 차이로 이기기만 해도 공화당이 텍사스주의 선거인단 40명을 전부 차지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선거인단 확보가 정말 피 말리도록 중요합니다. 한 표의 차이로 수많은 선거인단을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승자독식 방식이 아닌 네브래스카와 메인 주는 주 전체의 승자에게 2명을 주고, 나머지는 하원 지역구 1개당 선거인단 1명을 할당하여 그 지역구의 승자에게 선거인단을 줍니다.
즉, 하원 지역구(Congressional Districts)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 2차 선거 (대통령 선출)
1차 선거에서 선출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발하는 선거인데요, 사실상 1차 선거가 본 선거로 여겨지고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2차 선거는 요식행위 정도로 인식되긴 합니다.
선거인단 구성원은 자기가 소속된 정당의 대통령에게 투표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간혹 불충실한 선거인단이 배신표를 행사하는 것도 가능은 한데요.. 극히 드물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배신행위를 금지하는 주도 있다고 합니다.
■ 마무리하며
저도 정리하다 보니 미국은 독특하고 흥미로운 대선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보니 연방정부의 특징을 가진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선거방식인 것도 같습니다.
지난 11/5에 1차 선거 결과로 공화당의 후보인 '트럼프'가 선거인단을 가장 많이 확보했고, 사실상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이 되었죠.
그리고 이제 12/16에 있을 2차 선거에서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이 공식적으로 확정될 것입니다.
이번 미국 대선 시리즈는 상/하편으로 구성될 예정인데요, 다음 하편에서는 2024년 대선 리뷰와 함께 다가올 트럼프 2기의 4년을 정리하고 예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지금까지 오통수였습니다!
By. KB자산운용 오통수
(24.11.22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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