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알던 중국은 이미 사라졌다
- 모빌리티 혁명 시리즈 2부 (By. 한강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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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전기차, 그래도 결국은 BEV다
◆ 시리즈 순서
1부 - 불타는 전기차, 그래도 결국은 BEV다
2부 - 당신이 알던 중국은 이미 사라졌다
3부 - 독이 되어버린 100년 헤리티지의 영광
4부 - 앞으로 5년, 또 다른 애플이 탄생할 것인가?
지난 1편을 통해 최근 일어나고 있는 화재 논란에도 불구하고 왜 미래는 결국 전기차여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모빌리티 혁명의 진행과정에서 꼭 필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며, 그에 대한 근거들을 확인하였죠.
그런데 이런 모빌리티 혁명을 남몰래 조용히, 빠르게 이뤄내고 있는 국가가 있습니다.
독일? 일본? 한국? 모두의 예상을 깬 곳, 바로 중국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중국이 어떻게 '자동차 산업 후발주자'라는 패널티를 떠안고도 모빌리티 혁명의 최전선에 설 수 있었는지 알아볼 것입니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기존의 판을 뒤집고 새로운 산업의 리더가 되려 하는지 함께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집시다.
■ 수십 년 이어진 삼국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모빌리티 산업'이라는 단어를 접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자동차 산업'이라고 불렀으며, 이는 전통적인 레거시 차량 제조를 의미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단순 제조의 영역을 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영역으로 확장되기 전까지 이 산업은 그야말로 '삼국지'라 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 강자인 독일과 미국, 그리고 북미/아시아 시장을 장악한 일본. 이 세 국가의 업체들이 전세계 차량 판매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했죠.
물론 한국, 이탈리아, 영국 등 다른 국가들도 최선을 다해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켰지만, 전통 강자 3대장을 이기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삼국지는 수십 년 이어졌으며, 자동차 산업은 이렇게 영원한 삼국지로 고착화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신규 다크호스들의 등장으로 산업의 지형이 서서히 바뀌기 전까지는 말이죠.
■ 그래봤자 Made In China
Made In China. 이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렴하다? 품질이 안 좋다? 짝퉁? 싼 맛에 쓰는 제품?
사실 다 맞는 말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와 낮은 제조 단가라는 무기를 등에 업고 세계에 엄청난 물량의 제품을 쏟아부었습니다.
선진국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고, 짝퉁에 대한 의심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Made In China' 이미지는 계속해서 나빠져만 갔고,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대중 머릿속에 각인되었습니다.
중국산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시부터 하기 일쑤가 되었고, 그래봤자 중국산이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모빌리티 산업에서 이제 Made In China는 조금씩 다른 위상을 가지는 중입니다.
혁신을 최전선에서 선도하며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그러면서 기존의 레거시 업체들에게 점점 더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오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 무서운 중국 정부의 의도
오랜 시간 은밀히 진행된 계획
앞서 알아본 것과 같이 기존의 자동차 산업은 독일, 일본, 미국이 꽉 잡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혁신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각 브랜드들은 럭셔리화에 신경 쓰고 차량 제조 단가를 1원이라도 더 낮추기 위해 극한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메르세데스, BMW와 같은 독일 기업들은 고급화 및 구조 공학적 주행성능 개선에 집중했고, 미국 기업들은 픽업트럭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토요타로 대표되는 일본 기업들은 차량의 완성도를 높임과 함께 단가를 최대한 낮췄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북미 시장을 장악했죠.
이미 기존의 강자들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은 뚜렷한 방도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나마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북미시장에서는 이미 일본차들의 가격도 경쟁력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Made in China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으며, 부족한 제조 노하우로 차량 자체의 완성도도 떨어졌습니다.
이미 많이 뒤처진 상황.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선두주자들을 따라잡고 이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완전히 다른 길을 택합니다. 기존의 판을 흔들 수 없다면, 완전히 새로운 판을 만들고 그곳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 후 새로운 판으로 모든 경쟁자들을 끌어들여 서로 간의 위치를 완전히 뒤바꾸는 것이죠.
2000년대 초반의 피처폰 산업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판의 등장과 함께 완전히 뒤집어진 사건. 그 사건을 '자동차' 산업에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 방향성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은밀한 계획을 세우고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만의 무기를 천천히 준비합니다. 국가 주도 하의 판 뒤집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 큰 그림을 위한 적과의 동침
전기차라는 새로운 제조 산업이 중국 내에서 부흥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밸류 체인(공급망)의 발전도 함께 필요합니다.
단순히 차량을 제조하는 공장만 있으면 될 것이 아니라, 전기 모터, 배터리, 타이어, 자율주행 센서 등 차량 안에 들어갈 수많은 부품들의 공급사도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2018년, 전기차/자율주행 산업의 선도자인 테슬라와의 동침을 선언합니다. 적을 자신의 안방으로 들어오게 한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테슬라가 상하이에 기가 팩토리 공장을 짓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특혜를 부여했습니다.
우선 외국인 지분 한도 50% 규정을 한시적으로 해제했습니다. 중국은 1994년부터 자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차 업체에 대해 최대 지분율을 50%로 제한했습니다.
그래서 외국 업체들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방식을 거쳐야 했습니다. (해당 규정은 2021년에 이르러 완전 철폐)
하지만 테슬라에게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고, 덕분에 테슬라는 당사 지분 100%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상하이시는 테슬라에 대해 기존의 25%가 아닌 15%의 법인세만을 부과하였으며, 공장 건설 과정에서 수도와 전기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제공했습니다.
덕분에 기가 상하이 공장은 중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수준으로 빠르게 가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혜택만 준 것은 아닙니다. 이에 대한 조건이 있었습니다. 테슬라에 들어가는 부품들에 대해 100% 현지화를 요구한 것입니다.
즉, 중국에서 테슬라를 제조하려면, 중국에서 만들어진 부품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테슬라를 통해 전기차 밸류체인을 육성시키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확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 부품을 제조하는 수많은 회사들이 탄생할 테고, 이러한 밑거름은 추후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의 부품 조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그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된 테슬라의 중국 내 생산과 함께 전기차 열풍이 중국 내에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기가 상하이 공장의 중국산 부품 사용 비중은 95%를 넘어 100%에 수렴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전기차 전체 산업의 국산화율도 95%를 넘겼습니다.
불과 4년 만에 중국 내의 친환경 차량 판매는 5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2018년 126만대 → 2022년 689만대)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지도 모르는 적과의 동침. 이런 위험천만한 도전을 통해 중국 정부는 판 뒤집기의 첫 번째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맸습니다.
■ 엄청난 전기차 보급률의 비밀
중국 정부 주도의 본격적인 판 뒤집기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중론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그보다 훨씬 더 이전부터 이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무려 2009년부터 전기차 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한 것입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차 산업발전 계획'을 세운 후 전기차 관련 산업에 본격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하였죠.
그 금액은 실로 엄청났습니다. 2023년 한 해에만 453억 달러, 우리 돈으로 60.7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이 투입되었습니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의 총합은 무려 2,308억 달러(309조 3,000억원 가량). 이런 막대한 자금은 전기차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차량 1대당 보조금의 경우 2018년에는 무려 1.4만 달러 수준에 달했으며, 2023년에도 대당 4,600 달러 수준의 금액이 지급되었죠.
그동안 내연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조 단가가 높았던 '전기차'의 약점을 보완하기 충분한 금액이었습니다.
정부 주도의 막대한 지원, 그리고 적과의 동침을 통한 중국 내 전기차 밸류체인 육성. 이러한 요소들이 더해졌기 때문일까요?
전체 차량 판매량 중 전기차의 비중을 의미하는 '전기차 침투율'은 2021년 13%에서 2023년 33%로 급등했습니다.
이 수치는 2024년에는 39%, 2025년에는 46%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에 이르러서는 8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2023년 미국의 전기차 침투율이 10%였다는 걸 감안한다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기차 보급이 진행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생산량도 증가하였고, 이제는 연간 100만 대가 넘어가는 전기차를 수출하기에 이른 상황입니다.
보통 자동차 가격은 모델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벤츠나 BMW 같은 브랜드들도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꾸준히 올려왔죠.
하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각 모델이 진화할수록 오히려 판매 가격은 떨어진 것입니다.
당장 BYD의 대표 전기차 모델 중 하나인 비야디 친(BUD QIN)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2016년 3월 중국 시장에서의 시작가격은 약 3,100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작가격이 2,000만원 수준입니다. 이젠 보조금 없이도 충분히 내연기관 차량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점점 더 커지는 내수시장 밸류 체인, 많아지는 생산량, 그리고 치열한 경쟁이 만들어낸 효과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중이고요.
■ 배터리 패권을 잡다
중국은 단순히 전기차 제조 시장만 성공적으로 키운 것이 아닙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배터리 시장의 패권까지 가져가버렸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하면 여러분은 어떤 기업들이 생각나시나요? 가장 먼저 국산 기업들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이 생각날 겁니다.
하지만 전세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가지는 건 다름 아닌 중국 기업들입니다.
2024년 1~4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가진 기업은 CATL입니다. 무려 37.7%이죠. 그 뒤는 BYD가 15.4%로 이어갑니다.
두 기업의 점유율은 총 53.1%.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들과 견줄 수 있는 회사는 현시점에서 그나마 LG에너지솔루션밖에(15.4%) 없는 실정이죠.
이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더불어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 확보 및 생산을 자국 내에서 수직 계열화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 막대한 내수 시장도 큰 역할을 하였죠.
그렇다고 중국산 배터리들이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에만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테슬라는 이미 CATL의 배터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와 벤츠, BMW도 CATL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에선 그야말로 '중국'이 1인자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 세계 최대의 로보택시 시장
1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기차는 모빌리티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진정한 혁명을 이루고, 이 안에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전기차와 배터리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을 장악해야 합니다.
중국 정부는 정말 예리했습니다. 거의 10년 전부터 진짜 주인공이 되고 판을 뒤집기 위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이는 중국의 자율주행 산업 관련 정책들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중국 국무원은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통해 2025년까지 자율주행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공표합니다.
그 후 2017년부터는 '자율주행' 자체가 정책 제목에 들어가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구체화되었습니다.
정책의 주요 내용을 통해 본 그들의 목표는 2025년까지 제한된 지역에서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고, 2035년부터는 대대적으로 자율주행 차량을 양산하고 굴리는 것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양질의 주행 데이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자율주행 차량들이 도로를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할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죠.
이를 너무나 잘 알았던 중국정부는 바이두 같은 선도 기업들에게 활로를 개척해 줍니다.
무려 2022년 8월에 차량에 아무도 타지 않은 완전 무인 로보택시 운행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그 후 무인 로보택시 운행을 상하이, 충칭, 우한 등을 포함하여 중국 16개 도시에서 허가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우한 같은 경우는 서울의 5배 넓이에 해당할 정도로 그 범위가 엄청나죠.
이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인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으며, 매달 1,000만km가 넘는 운행 데이터를 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폴로, 포니, 디디워야, 위라이드 등 수많은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들이 탄생하며 로보택시 생태계 확장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죠.
특히나 바이두의 경우는 600만 번 이상의 운행을 통해 1억 1천만 km의 데이터를 쌓을 정도로(24.07 기준) 앞서나가는 중입니다.
그만큼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력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모빌리티 산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중이죠.
심지어 중국정부는 최근 테슬라의 상하이 지역 FSD 테스트 승인까지 허가했습니다.
테슬라와의 동침을 통해 전기차 밸류체인을 강화했던 것처럼, 자율주행에서도 똑같은 방식의 전략을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보 때문일까요?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이미 타 국가들이 무시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수의 글로벌 투자 은행들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로보택시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국은 모빌리티 혁명의 선두 그룹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만으로도 중국의 모빌리티 산업이 정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판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판을 짜고, 여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결과였죠.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에는 정말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가장 먼저 저렴한 인건비와 막대한 자원량이 있습니다. 이 덕분에 보다 더 '저렴하게' 차량을 생산할 수 있었죠.
거기에 더해 중국 정부의 미래를 내다본 전략 설정과 막대한 지원, 그리고 재빠른 규제 철폐도 큰 몫을 하였습니다.
또한 이미 잘 하고 있는 타사를 빠르게 벤치 마킹하며 좋은 것만 받아들이려는 노력, 그리고 산업에 대한 접근을 기존의 '자동차 제조'가 아닌 '테크'로서 접근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헤리티지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독일, 일본 브랜드들처럼 긴 역사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가진 회사들은 오랜 시간 자사가 지켜온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물론 그러한 헤리지티가 브랜드의 스토리를 만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어주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종종 급격한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하죠.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쌓아온 헤리티지가 없었기에 원점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었으며, 안되는 건 빠르게 포기하고 되는 것에만 집중하였습니다.
그 결과 혁신과 빠른 변화가 중요한 지금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두권에 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나에게 부족했던 약점이 판을 뒤집으니 가장 큰 장점으로 변한 셈이죠.
■ 이젠 삼국지가 아니라 미중 전쟁이다
물론 여전히 Made In China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은 좋지 못합니다.
품질에 대한 의심도 아직 거두기 힘든 상황이며, 타 국가 브랜드에 비해 고장률도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제조에 대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서 구조공학적 부족함도 많이 발견되기 일쑤죠.
그렇기에 중국 업체들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고, 자신들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중국은 다가오는 모빌리티 혁명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 중 하나입니다.
테슬라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1월에 '무역 장벽이 없다면 중국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무너뜨릴 것, 실로 대단하다'라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올해 중국에서 만들어진 차량 600만대가 전세계로 선적(수출)될 것이라는 예상치도 나왔습니다.
BYD의 CEO는 앞으로 2년간 7대의 새로운 자동차 운반선을 배치할 것이라 발표하였으며, 오토모빌리티의 CEO인 빌 루소는 중국이 '전기차'를 가지고 기존의 자동차 업계가 해왔던 것을 모두 다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모빌리티 시장은 기존의 삼국지(독일, 일본, 미국)에서 벗어나 미중 전쟁 (미국 vs 중국)으로 변모하는 중입니다.
과연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중국의 판 뒤집기는 성공적으로 끝나게 될까요?
미래의 승자가 누가 될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중국이란 나라를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중국에서 일어나는 모빌리티 혁명에 경각심을 가지고, 어서 빨리 이에 맞서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어지는 3편에서는 기존 레거시 브랜드들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지, 그들을 영광의 100년으로 인도해 주었던 헤리티지가 어떻게 해서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었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
By. KB자산운용 한강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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