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아이디어

한편 1994년 12월, 한은 금융망 제도가 시행되면서 한은 금융망에 참가하는 은행들이 어음교환 등의 차액 결제 시 소요되는 거액의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하여

오전 또는 오후 중에만 콜자금을 사용하고, 그 영업일 중으로 상환하는 반일물콜제도가 도입 되었다.

오전반일물은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예약 신청을 하고

은행지로· 은행공동망 등에 대한 차액 결제가 실행되는 11시 30분에 차입이 이루어지고 오후 2시 30분에 상환된다.

오후반일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예약 신청을 하고 어음교환에 대한 차액 결제가 실행되는 오후 2시 30분에 차입이 이루어지고 오후 4시 30분에 상환된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제2장 단기금융시장 35페이지, 2006년 12월 판, 한국은행 발간

 

2021년 개정판에서는 사라진 내용이죠. 오전에 돈이 있으면 이를 잠시 빌려주고 그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제도입니다.


■ 금리는 시간에 대한 가격!



채권투자는 굉장히 다양한 전략에 의해 이루어지는 투자행위입니다.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분석도 해야 하며, 매매하는 시장에 대한 정보도 알아야 하죠. 거기에 더해 이자율과 채권가격 사이의 관계도 알아야 하고, 이 외에도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채권투자는 '돈을 빌려주고 이후에 원금과 이자를 받는 경제적 행위'입니다. 언제 채무자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 또는 국가가 신용을 통해 발행한 채권을 매수하는 것이고, 개인 간의 대출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죠.

여기에는 빌려주는 '기간'이라는 시간의 개념이 들어가게 되고,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수익률(채권, 예금 등 Fixed income 투자자산)의 계산은 연환산/연율로 나타납니다.


■ 채권투자는 원래 금지된 행위였다?!

채권투자는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부의 재분배로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물질이 풍족한 사람은 부족한 사람에게 자신의 것을 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빌려준다'의 개념에서 빌려준 돈을 그 시간 동안 활용하지 못함에 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빌려주는 것에 대한 대가로 우리는 돌려받을 때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언가를 빌려주고 이자 까치 쳐서 돌려받는 행위에 대해 예로부터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대 바빌로니아 제1왕조의 제6대 왕인 함무라비왕(재위 BC1792~BC 1750)의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을 보면 빌리는 것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상법 부분인 88~111조를 보면 이자에 대한 정의를 두고 있습니다.

"상인이 곡물을 빌려줄 때에는 곡물 1쿠르에 대하여 60카의 이자를 받는다. 은을 빌려줄 때에는 1셰켈에 대하여 1/6셰켈의 이자를 받는다. (함무라비 법전 제 88조) 그 이상에 대해서는 아예 받지 못한다".

"상인이 위반하여 1쿠르에 대하여 60카의 이자, 혹은 1셰켈에 대하여 1/6 셰켈 이상의 이자를 초과하여 받으면 준 것을 잃는다" (함무라비 법전 제 90조)

약 4천여년 전에도 이러한 규정을 명문화해놓은 것을 보면, 먼 과거부터 무언가를 빌려주고 받는 것으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해왔음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흐르면서 오히려 이자를 받는 행동에 대해 더 적대시하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이를 굉장히 적대시하였는데요, 고리대금업에 대해서는 악으로 규정하기도 했죠. 성경이나 코란과 같은 서적에서도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요.



구약성경에는 "네가 만일 너와 함께 한 내 백성 중에서 가난한 자에게 돈을 꾸어 주면, 너는 그에게 채권자같이 하지 말며 이자를 받지 말 것이며... (개역개정 출애굽기 22장 25절)"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코란도 폭리금지계열(Sure 2:275)에 따른 '이자금지 및 이자제한' 법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념적 근거는 "매매에 있어서 과도한 이익은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전통적인 이슬람 해설서, 그리고 율법학자들의 율법해석에서 기인하였습니다.

다만, 신약성경에서는 일부 이자를 받는 행위에 대해서 비유로 소개되는 있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달란트 비유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주인이 종들에게 5달란트, 2달란트, 1달란트를 맡기고 타국으로 떠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종들의 주인이 돌아와 다시 계산을 해보는데 5달란트, 2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장사를 해서 각각 5달란트, 2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주인은 이에 대해 칭찬합니다.

그런데 1달란트를 받았던 사람은 이 돈을 땅에 감추었다고 합니다. 이에 주인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지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알았느냐 그러면 네가 마땅히 내 돈을 취하라"

"나라면 내가 돌아와서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게 하였을 것이니라" 하고 말이죠.

구약시기보다는 이자를 받는 일에 대해서 금기시되는 정도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물질로 물질을 버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과거부터 이로 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해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고리대금업에 대해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정 최고 이율을 정해두고 이를 넘지 못하게 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채와 같은 것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한 부작용은 여전히 과거와 같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것, 그리고 이자를 주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것들이 제도화된 상황에서 채권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금융에서 이자율은 매우 중요한 척도임에 틀림없습니다. 동서양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있어 많이 완화된 것 같습니다.

다만 이슬람권에서는 아직도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못합니다. 이러한 채권 형태를 수쿠크(Sukuk)라고 하는데요, 배당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10년 전쯤,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슬람권과의 경제 활성화 방안, 그리고 투자 전략에 대해 많은 공부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많은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이슬람 권에서는 수쿠크 형태의 채권이 굉장히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쪽에 투자를 하시려면 미리 공부를 해두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 누구나 할 수 있는 채권투자

채권은 기본적으로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행위를 규정화 시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간과 가격이 정해지고, 이자와 상환 일시에 대해서도 약속을 한 것입니다.

채권의 경우, 기본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과거에 굉장히 금기되었던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투자' 행위의 일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채권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대비 정형화된 정보도 많아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채권투자에 힘쓸 타이밍입니다.


By. KB자산운용 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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