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에 대한 또 다른 시각 (By. 한강뷰)
※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어요.
· 시장은 이에 대해 불안해하지만, 막대한 투자는 AGI(일반인공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에요.
· AI 산업은 승자 독식 구조, 이제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 얼마나 많은 돈을 AI에 투자하느냐가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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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만에 급락한 메타, 원인은?
지난 4월 24일, 메타플랫폼스의 주가가 1분기 실적발표 직후 하루 만에 11% 가까이 빠졌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2분기 매출 예상치(가이던스)가 기관들의 전망보다 낮게 나왔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올해 Capex(자본적 지출) 예상치를 기존보다 훨씬 올렸다는 점입니다.
24년에 예상되는 자본 지출은 기존의 300~370억 달러에서 350~400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한화로 따지면 무려 6.9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더 지출할 것이라 발표한 셈이죠.
이는 AI 연구 및 제품 개발, AI를 위한 인프라(데이터센터)를 확충하기 위함입니다.
AI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지만, 지금 당장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는 없다는 점이 우려감을 만들었고,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 CAPEX (Capical Expenditure, 자본적지출) = 기업이 생산 설비나 건물, 차량 등의 자산을 구입하거나 개선, 확장하는데 지출하는 비용
■ 점점 증가하는 빅테크의 AI 투자
물론 메타플랫폼스만 Capex 규모가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유수의 빅테크들도 엄청난 AI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이에 따라 Capex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구글의 경우 이번 1분기 Capex 규모가 무려 120억 달러였습니다. 전년 대비 2배 규모입니다.
구글은 이러한 분기 자본지출 규모를 올해 내내 유지할 것이라 발표하며, 공격적인 AI 인프라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AI 모델 학습 관련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였고, Capex가 2개 분기 연속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죠.
AI 관련 수요가 현재의 공급량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어느덧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Capex 규모는 역사상 최대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추세는 적어도 1~2년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AI 기술을 개발시키기 위한 빅테크들의 노력이 더하면 더했지, 지금보다 덜해지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 AI 전쟁의 끝은 AGI
그렇다면 빅테크 기업들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나 많은 투자를 진행하는 걸까요?
그건 아마도 가장 먼저 'AGI'를 손에 얻어내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계에서 바라보는 AI의 진화 단계는 크게 세 가지로 잡을 수 있습니다.
가장 첫 단계는 '특정 분야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이는 'ANI(제한적인공지능)'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알파고(바둑)나 ChatGPT(LLM), Sora(영상)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간 것이 인간과 동일한 수준으로 다양한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GI(일반인공지능)'입니다.
이러한 AGI는 실제 구현이 될 경우, 복잡한 문제 해결부터 추론, 학습, 언어 이해 및 생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에 필적하는 능력치를 가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욱 발전한 것이 바로 ASI(초인공지능). 우리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입니다.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는 능력과 자아를 가진 존재이자, 어쩌면 공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단계입니다.
여기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AGI, 일반인공지능을 가장 먼저 완성하고 'AGI의 엄청난 능력'을 바탕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자 하는 것입니다.
실제 메타플랫폼스의 CEO인 마크 주커버그도 "AGI 연구가 메타의 장기 비전"이라는 말을 하였으며, 메타의 수석 AI 연구원인 얀 르쿤도 "AGI 연구를 위해 반도체를 더 많이 사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하였죠.
인간의 도움 없이도 자율적인 판단하에 다방면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AGI의 개발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해내기 위해서는 아래에서 살펴볼 '3개의 절대반지'를 가져야만 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요?
"빅테크에 대항하며 만인이 AI의 혜택을 누리게 해주자"라는 철학 하에 비영리로 출범하였던 OpenAI도 결국 영리법인을 별도로 세우게 되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에 49%에 달하는 지분을 내어주었습니다.
3개의 절대반지를 얻으려면 막대한 투자와 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 AI 시대의 권력, 관점의 변화
앞서 언급한 3개의 절대반지는 앞으로 AI 시대의 '가장 큰 권력'이 될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그리고 AI 패권을 잡기 위해, 더 나아가 AGI를 개발하기 위해 꼭 확보해야 하는 요소들입니다.
▶ 데이터의 양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막대한 데이터입니다. AI 기능의 발전은 얼마나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학습시키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렇기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메타플랫폼스의 페이스북은 무려 전세계 30억 명의 이용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인스타그램도 20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죠.
구글은 전세계 검색엔진 분야에서 무려 90.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유튜브라는 정보의 바다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자사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열심히 데이터를 모으고 있죠.
압도적인 점유율과 막대한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그 누구보다 많은 데이터를 빨아들이는 빅테크 기업들은, 그만큼 강력한 첫 번째 절대반지를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 AI 인력
얼마나 많은 AI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더 많은 인력 풀을 가지고 있을수록 AI 개발에 투입할 케파가 많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그 기업이 AI에 진심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5월 기준 메타플랫폼스의 AI 전문 인력은 무려 5,199명에 달합니다. 구글(딥마인드 포함)은 5,341명, 마이크로소프트는 7,133명, 심지어 아마존(+AWS)은 10,113명에 달하는 AI 인력을 보유하고 있죠.
평균 연봉이 10억원 이상에 달한다는 AI 개발 전문 인력을 사실상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는 점에서, 이미 빅테크 기업들은 두 번째 절대반지 또한 얻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 학습을 위한 컴퓨팅 파워
AGI로 향하는 길을 완성할 마지막 절대반지는 바로 '컴퓨팅 파워'입니다.
양질의 인력과 막대한 데이터를 확보했으니 이 데이터를 가지고 AI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여기에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것입니다.
더 거대한 컴퓨팅 파워 능력을 가질수록 더 빠른 속도로, 더 강하게 AI를 학습시킬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AI의 성능은 더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 H100과 같이 1개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AI 가속기를 대량으로 갖춰야 하고, 거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를 갖추어야 합니다.
메타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르는 빅테크 기업들이 Capex 규모를 늘리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건 결국 '컴퓨팅 파워'라는 마지막 절대반지를 얻기 위함인 셈입니다.
이 기업들은 실제 실적발표에서도 'AI 인프라 투자 비용이 증가할 것이다'라는 힌트를 주었죠.
메타의 주가가 하루 만에 10% 넘게 빠진 건 '늘어나는 자본지출로 인한 미래 실적 악화'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AI 개발에 열심히 돈을 쏟아붓고는 있는데, 이것이 당장의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생긴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증가하는 Capex에 대해 이제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손해가 되고 실적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지 몰라도, 이것이 3개의 절대반지를 완성하고 AGI로 향하는 여정을 단축시켜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AI 산업은 '가속'의 법칙에 지배받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즉, 엄청난 빈부격차가 벌어지며 후발주자는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인프라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거대 기업들이 3의 거듭제곱(3→9→27→81→243) 속도로 AI를 개발해 나가는 동안, 그러지 못한 기업들은 2의 거듭제곱(2→4→8→16→32) 길을 걸을 테고, 이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지금 얼마나 더 많은 돈을 AI 인프라에 쏟아붓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왕이면 더 많은 인프라를 갖추고, 더 많은 AI 반도체를 사기 위해 조금이라도 돈을 더 쓰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기업의 실적이 안 좋아질지 몰라도, 이것이 결국 또 다른 페이지로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AI 투자, 그 안에 답이 있다
지난 2023년, 수많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H100 AI 가속기를 쓸어 담았습니다. 1개의 가격이 무려 2.5만 달러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돈을 여기에 지출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메타 플랫폼스의 마크 주커버그 CEO는 올 연말까지 35만 개의 H100을 보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현재 3.5만 개 수준인 H100을 연말까지 8.5만 개로 늘린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AI 인프라에 적어도 이 정도 돈을 쓰지 않은 기업들은 경쟁에 낄 수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죠.
수많은 AI 전문가들과 빅테크 CEO들은 AGI의 도래 시기를 2026년에서 2029년 사이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 제품 수준의 성능을 가진 자체 AI 추론칩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막대한 개발비용과 시간 소요가 예상되지만 이들은 AI 패권을 손에 쥐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있습니다.
앞으로 AI 인프라와 개발능력이 기업의 실적이자 주가가 되는 시간이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6년 3월 13일, 이세돌이 바둑 AI인 알파고를 네 번째 도전 끝에 이겼습니다.
그가 남겼던 신의 한 수, 78수 덕분이었지요.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 알파고를 이긴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알파고의 성능이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더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모든걸 뒤집을 수 있는 신의 한 수.
AI 절대반지를 얻기 위해 돈을 때려 박는 빅테크 기업들의 선택도, 어쩌면 10년 후에 돌이켜볼 때 미래를 바꿀 수 있었던 '신의 한 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By. KB자산운용 한강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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