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YCC 정책 수정이 의미하는 바
■ 갈라파고스였던 일본
코로나 팬데믹 직후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하여 2020~2022년 사이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은 날뛰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1년 하반기~22년 상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미국 연준은 무려 5.5%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렸죠. 한국도, 유럽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팬데믹 이후 일시적으로 벌어진 세계적 제로금리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여전히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던, 심지어 제로도 아니고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던 국가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마치 혼자서 다른 생태계를 가진 갈라파고스처럼 일본만 유독 특이한 길을 걸었습니다.
■ 잃어버린 30년과 아베노믹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의 과거를 돌아봐야 합니다.
세계 경제를 뒤흔든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미국에는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왔습니다.
이에 미국 연준은 매우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하였습니다. 자연스레 달러의 가치는 치솟았고,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계속 하락했습니다. 덕분에 일본의 수출 경기는 엄청난 활황을 띠게 되었죠.
그러던 중 1985년,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과 주요국이 모여 플라자 합의를 맺었습니다. 달러 가치는 하락하기 시작하였고, 자연스레 엔화 가치가 다시 상승하였습니다.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은 낮아졌고, 일본경제는 급격하게 침체의 길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일본은행(BOJ)은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낮췄습니다. 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1987년 2.5%까지 내려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됩니다.
이렇게 풀린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갔고, 그 결과 일본증시와 부동산시장은 초유의 버블이라 불릴 만큼 폭등하게 되죠.
거의 5년간 진행된 자산가격 폭등장(버블) 이후 일본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3년에 걸쳐 이어진 금리 인상과 대출 총량 규제는 자산 거품붕괴를 일으켰고, 일본에는 불경기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10년 이상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수요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지속되자 일본 정부는 당시 총리였던 아베의 이름을 딴 '아베노믹스'를 시작합니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 목표를 2%로 정하고 시장의 유동성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제로금리였던 기준금리를 -0.1%까지 더 내립니다.
거기에 더해 10년물 국채 금리가 1%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까지 도입합니다.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이것이 경기침체의 심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일본은행이 국채를 사들이며 국채금리가 일정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조절한 것입니다.
■ 디플레 탈출이 쏘아 올린 신호탄
그런데 최근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고 있다는 징후가 여럿 나오고 있습니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오던 땅값과 부동산 가격도 반등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고, 일본 증시도 전고점을 돌파하였습니다.
특히 일본 전국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2.3% 오르며 3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임금 인상률도 높아졌습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 중 하나인 렌고가 33년만에 최소 수준인 5.28%의 임금인상률을 발표한 것입니다.
오래 지속되어온 디플레이션의 시간이 점점 끝나가자 일본은행은 지난 3월 19일 특단의 결정을 내립니다.
무려 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기준금리를 0.1%로 올린 것입니다. 또한 YCC 정책도 철폐하였죠.
디플레이션 탈출이 쏘아 올린 경제정책 전환의 신호탄이었습니다.
■ 엔화 Up? 미국 금리 Down?
이제 시장은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해 관심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30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엔화의 방향에 대해 주목하는 중이죠. 이런 상황에서 엔화 가치 상승의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그만큼 해외에서의 투자 유입이 더 늘어나게 되고, 통화 수요의 증가가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지금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시기. 달러 가치의 하락은 엔화 상승이라는 반사이익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통화의 흐름은 정말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엔저 현상이 지속되거나 큰 변화 폭 없이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화 상승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미국도 빠르면 올해 6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고요.
① 엔화가 높아지고, ② 미국의 금리가 낮아지는 상황.
이런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미국채 30년물과 엔화에 함께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는 좋은 투자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30년물 투자로 듀레이션이 큰 만큼 미국 채권 금리 인하에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가지고(=금리 인하 시 가격 상승), 엔화 상승으로 인한 수혜도(=엔화 노출) 함께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
17년 만에 이뤄진 마이너스 금리 탈출, YCC 정책의 폐기 등, 최근 일어나는 일들은 앞으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이어지게 될 거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변화되는 글로벌 통화정책 흐름 속에서 세계 증시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떤 투자 전략을 찾아가야 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엔화로 미 장기채에 투자하면서 월배당까지 받는 ETF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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