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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현직자 이야기

현재의 나스닥 100 지수, 과연 버블일까?

등록일
2024-01-02
나스닥 100 지수, 과연 버블일까? (By. 진도배기)


■ 나스닥 100, 버블일까?

나스닥 100 지수는 2023년 12월 29일 기준, 2023년 초 대비 53.81%의 상승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저점(1,036 포인트) 대비 대략 1,524%의 수익률을 현재 기록하고 있습니다.

약 15년이라는 기간을 감안해도 개별 종목이 아닌 주가지수 치고는 굉장히 경이로운 수준의 상승률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개별 종목과 비교해서도 가파른 상승세이면서 대부분의 주가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한 나스닥 100 지수의 상승세를 보고 일부는 버블에 대한 우려를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가지수의 버블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러 근거들을 통해 현재 나스닥 100의 상대적 상황을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 버핏 지수

버핏 지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모두의 시가총액을 미국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수치입니다.
유명한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즐겨 사용해 붙은 이름이기도 한데, 일반적으로 해당 수치가 100%를 초과하면 증시가 고평가된 상태라고 봅니다.

2023년 12월 22일 기준으로 버핏 지수는 약 174.5%로, 역사적인 수치로만 봤을 때 현재의 미국증시는 매우 고평가된 상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 나스닥 100 - 러셀 2000 상대강도

나스닥에 상장된 대형주를 대표하는 나스닥 100 지수와 미국의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 2000 지수의 상대강도(Relative Price)를 비교했을 때도
현재의 나스닥 100 지수는 과거 닷컴버블 사태 때와 유사할 정도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나스닥100' 지수와 '러셀2000' 지수의 '상대강도'를 나타낸 그래프, 나스닥 100지수는 과거 닷컴버블 시기와 유사할 정도의 수치를 기록.

실제로 주요 국가 주가지수 대비 미국은 지난 10여 년간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보여줬고, 그중에서도 나스닥 100은 단연 주목할 만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여줬습니다.

타 지수와 비교해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초과 성과를 보여주면서 현재의 높은 주가지수를 유지하자, '사람들은 지나치게 올랐다는' 불안감에 버블에 대한 의심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나스닥 100의 초과 성과는 언제부터?

나스닥 100이 실제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져왔는지 살펴보기 위해 지난 20여 년간의 데이터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s&p500, 나스닥종합지수, 나스닥 100의 장기 .주가지수 성과비교. 그래프. .나스닥100.이 가장 월등한 성과 기록.

주목해 볼 만한 사실은 바로 나스닥 100이 항상 초과성과, 혹은 현재와 같은 수익률을 유지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몇 년간 나스닥 100, 나스닥 종합지수, 그리고 S&P 500은 성과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나스닥 100"은 대략 2014~2015년부터 괄목할 수준의 상승세를 보여주면서 S&P 500 지수뿐만 아니라 나스닥 종합지수와 비교해서도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 닷컴버블의 재현? 역사적 PER 비교

현재 미국 나스닥 100의 PER 수준은 약 30 정도로, 역사적 데이터를 참고했을 때 약간의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닷컴 버블의 수치 정도는 결코 아니라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의 '나스닥100 지수 per'. 그당시 100을 훌쩍 넘는 per을 기록.

닷컴버블 당시에는 나스닥 100의 PER 수치가 100을 넘어가면서 역사적으로도 기업이익 대비 엄청난 괴리의 주가가 형성된 버블 상태였음을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2004년부터 2023년까지의 '나스닥100 지수 per 차트'. 닷컴버블때와 확연히 다른 낮은 수준의 per을 유지하는 중.

그 이후의 PER 수치를 봤을 때 굉장한 수준의 괴리는 보이지 않으며,
현재의 높은 나스닥 100 지수를 유지하는 구성 기업들의 주가는 그만큼의 기업이익 증가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닷컴버블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 기업 EPS의 인위적 증가? – 자사주 매입/소각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는 와중에 PER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의 이익이 증가해야 합니다.
이는 절대적인 양의 영업이익 증가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매출을 증가시키거나, 경영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같더라도 유통주식수를 감소시킴으로써 EPS의 수치를 증가시키면, PER 수치도 낮추는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PER = 주가 / EPS(주당순이익)
EPS(주당순이익) = 주가 / 발행주식수



EPS를 구하는 공식의 분모 값에 해당하는 '주식수'를 감소시켜 EPS를 높이면,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PER을 유지해 시장에서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행주식수를 감소시키는 대표 방법이 바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입니다.

실제로 미국 나스닥 100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우,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해 주식수가 감소해왔고,
특히 애플 같은 경우에는 나스닥 100이 타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기 시작한 2013년도부터 유통주식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이때부터 애플은 EPS 및 ROE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주가가 급상승하게 됩니다.
물론 애플의 좋은 사업 성과로 인한 주가 상승이기도 하지만, 해당 부분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2013년부터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한 '애플 유통주식수'.
'마이크로소프트'의 유통주식수는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중.

나스닥 100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경우,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구글 같은 경우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자사주 매입을 주주 환원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는 메타를 비롯한 나스닥 100 기타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줄여 EPS가 상승하는 효과를 내면 PER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는 환경 및 밸류에이션을 조성하게 됩니다.

나스닥 100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 애플과 마이크르소프트, 구글 모두 점차 증가하는 모습.


다만 배당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는 현금이 유출되는 만큼 기업의 자산이 감소하는 것이므로 주가가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자사주 매입과는 다른 형태의 양상을 보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나스닥 100 같은 경우 대부분 기업들이 비금융 관련 기술 기업들이고, 해당 기업들은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상승시켜 주주 환원을 택하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는 해당 기업들을 높은 비중으로 담은 만큼 더 상승할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 달라진 수준의 유동성?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유동성이 현재 나스닥 100의 높은 가격 수준 및 상승세를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2001년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통화 유동성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2020년 코로나 사태에는 예전보다 훨씬 많은 수준의 유동성이 공급된 상황입니다.

미국 m2 광의통화와 나스닥 100 지수의 추이 비교. 미국의 '통화량'이 증가할 수록 '나스닥 100' 지수도 상승하는 모습을 기록.


일반적으로 미국 통화량 및 유동성 지표로 쓰이는 M2(광의통화) 같은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5% 수준의 증가율을 보여왔고,
코로나 당시에는 증가율이 대략 15~20%로 늘어나면서 엄청난 수준의 유동성이 공급되었습니다.

미국 나스닥 100 같은 경우에도 현재와 같은 가파른 상승 및 타 지수 대비 초과성과를 2010년부터 보여주었고, 이는 미국의 유동성 공급 추세와 비슷하게 흘러갔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때 다시 한번 전례 없는 수준의 유동성이 공급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나스닥 100 지수 수준은 단순히 버블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 결 론

몇 가지 간단한 근거를 통해 현재의 나스닥 100 지수를 분석해 본 결과, 단순히 몇 년간 높은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해서 단순히 버블이라고 결론짓기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해당 글에서 제시한 근거만으로 나스닥 100이 반드시 버블이 아니라는 확신도 가지면 안 됩니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 볼 만한 점은 바로 투자의 세계에서 단순 일차원적 논리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근거를 통해 통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By. KB자산운용 진도배기


● 진도배기의 다른 글
→ 이우위직 위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 - 고사성어로 배우는 주식투자


● 나스닥 100 지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 보도자료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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