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 일본 최고층 건물이라면서 겨우 64층이라고?"
네. 맞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타워(지상 123층, 555m 높이)와 비교하면 소박한(?) 사이즈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 이 빌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 순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합니다.
일본의 건설 기술력이면 충분히 미국이나 중동에 버금가는 마천루 경쟁을 할 수 있을 텐데, 왜 높은 건물을 짓지 않는 걸까요? 여기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불문율에 관한 이유입니다.
일본에서는 빌딩을 신축함에 있어, 일본을 상징하는 붉은색 철조 골조물인 '도쿄타워(333m)'보다 낮게 건축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여기에 하네다 공항이 도쿄 중심지와 근접해 있어, 최고 높이 200m 정도의 건축물 고도제한이 걸려 있던 이유도 있었죠.
마지막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게 한몫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4개의 판(유라시아 판, 북아메리카 판, 필리핀 판, 태평양 판) 위에 위치해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내 건축물은 내진설계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어, 안전 측면과 비용 측면을 고려했을 때, 초고층 건물을 짓기 어려운 것입니다.
여행자 입장이라면 신규로 공급되는 관광명소와 편의시설이 늘어나서 좋은 일입니다만, 일본 부동산 투자자라면 어떨까요?
가뜩이나 재택근무로 인한 수요 부족이 걱정인데, 공급까지 늘어 과다경쟁 상태로 돌입한다면 말이죠.
실제로 이런 우려들 때문에 코로나19 직전 시점인 2020년 초를 기점으로 일본의 오피스 시장은 악화 일로를 걸어왔습니다.
공실률은 상승하고, 임대료는 떨어지는 이중고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한 번 살펴볼까요?
아래 그래프는 도쿄 비즈니스 지구에 위치한 오피스의 공실률과 임대료 추이를 나타낸 자료입니다.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오던 오피스 공실률은 2020년 2월에 1.49%로 저점을 기록합니다. 도쿄 오피스 시장의 전성기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은 급반전하게 됩니다.
불과 3년 만에 공실률이 6.48%까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및 기업 파산 등으로 오피스 임차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실이 늘어나니, 임대료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한때 평당 23,000엔 수준이었던 도쿄 핵심 오피스의 평균 임대료가, 현재는 평당 19,726엔으로 14% 이상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평균 공실률(파란색 실선 그래프)이 지난 6월 고점을 찍고, 5개월 연속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근로자들이 사무실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재택근무가 종료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임대료는 어떻게 될까요?
위의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공실률과 임대료는 반비례 관계를 나타내지만, 시차를 두고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즉, 공실률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약 6개월에서 1년 뒤부터 임대료는 떨어지고, 공실률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반대로 시차를 두고 임대료는 올라가지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일본 오피스 투자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알짜 부동산만 골라 담아 운용하는 J리츠
코로나의 여파로 미국이나 유럽 주요 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현시점에도 20%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언론이나 미디어에서는 '해외 부동산'은 다 위험하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죠.
그렇지만 앞서 일본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어느 정도라고 말씀드렸는지 기억하시나요? 6%대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악화된 수치가 6%대에 불과하니, 이것만 보더라도 일본 오피스 시장이 얼마나 탄탄한 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수치를 하나 보여드릴까요?
아래 그래프는 앞서 보여드린 도쿄 핵심지역 오피스 평균 공실률과 함께, J리츠가 보유한 오피스의 공실률,
그리고 J리츠가 보유한 전체 부동산(오피스, 주택, 상가, 물류시설, 호텔 등)의 공실률 추이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어떠세요? 왜 J리츠가 알짜 부동산만 골라 담는다는 말을 하는지 이해하시겠죠?
도쿄 핵심 오피스 공실률이 6%인데, J리츠가 보유한 오피스는 이보다 훨씬 낮은 3%대를 기록하고 있고, J리츠 전체로 보자면 1%대에 불과합니다.
즉, 전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J리츠가 보유한 부동산은 임대료 걱정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죠.
J리츠를 이끄는 큰 형, Nippon Building Fund
일본 증시에 상장된 J리츠 종목 58개 중, 가장 오래되고 시가총액이 큰 종목은 무엇일까요?
NBF라고 줄여 말하는, Nippon Building Fund(8951 JP Equity)입니다.
해당 종목은 일본 부동산 대기업인 '미쓰이 부동산'이 스폰서로 있는 일본 최대 리츠입니다.
2001년에 일본 증시에 상장되어 약 23년간 운영되어 온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시가총액도 약 1조 530억엔(약 10조원)으로, 국내 최대 리츠인 SK리츠(약 1조 700억원) 대비 10배 정도 큰 규모입니다.
그럼 NBF의 특징에 대해 살짝 살펴볼까요? 아래 자료는 NBF의 최근 결산 하이라이트입니다.
올 6월 시점 기준이니, '다음 결산(12월)에는 조금 더 개선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먼저 보유 자산(Asset)에 대한 상세부터 확인하면, 해당 리츠가 보유한 자산의 종목은 1조 4,728억엔입니다.
"응? 위에서 시가총액이 1조 530억엔이라고 했는데, 왜 자산총액은 이보다 훨씬 높지?"라고 생각하였나요? 맞습니다.
해당 종목이 보유한 부동산의 감정평가액(Unrealized gains on Appraisal value)이 취득가 대비 3,433억엔이나 올랐기 때문이죠.
이렇게 높은 가격 상승이 있었던 배경은, 핵심 입지에 위치한 알짜 부동산만 골라 담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당 리츠가 보유한 전체 70개 보유 오피스 중 83.9%가 도쿄 23구 내에 위치할 뿐 아니라, 59.9%는 도쿄의 핵심 5구에 입지하고 있죠.
덕분에 가동률(임대율)도 97%로, 자연 공실률 정도를 제외하면 풀가동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지표는 바로 아래의 부채(Debt) 항목에 있습니다.
보통 부동산 매입을 위해서는 총자산 대비 부채(LTV)를 60% 정도로 높게 설정합니다.
그러나 해당 종목은 42.9% 정도만 부채를 끌어다 썼습니다. 그러니 예기치 못한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 상황에 둔감할 수 있는 것이죠.
게다가 이 부채의 평균 금리가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낮습니다. 무려 0.4%이기 때문이죠.
어디 이뿐인가요? 전체 부채의 90.6%를 5년 이상의 장기 고정금리로 받아놨습니다.
덕분에 최근 일본 내에서도 대두되고 있는 금리 인상 우려감에도 해당 리츠는 큰 걱정이 없습니다.
이상으로 J리츠를 이끄는 중심 축, 오피스 섹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어떠신가요? 일본 오피스 리츠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셨나요?
내년 이후 진행될 전 세계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에서 투자자 여러분들께 리츠 자산이 다시 한번 각광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By. KB자산운용
Hotelier Yo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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