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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현직자 이야기

한국 주식시장 전체보다 애플이 더 비싼 게 말이 돼?

등록일
2023-12-04

한국 주식시장 전체보다 애플이 더 비싼 게 말이 돼? (By. 한강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기업 로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기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기업이라는 사실, 그로 인해 높은 가치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전체 가치는 얼마 정도일까요?
한국 주식시장의 크기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클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과연 애플/마이크로소프트가 과하게 비싼 것일까요?


오늘은 이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 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2,328조의 시장.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존재들

우선 한국 주식시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이를 위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규모를 체크합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규모 수준. 총 2,328.2조원 규모.

11월 28일 종가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약 1,929.6조원, 코스닥이 398.6조원입니다. (자료 : Quntiwise)

즉, 한국의 주식시장은 대략 2,328.2조원 정도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2023년 연간 예산 규모가 639조원 수준이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실감할 수 있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미국 4대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 수준. 애플은 무려 3,800조원 이상을 형성.

그렇다면 바다 건너 저 먼 땅, 미국의 거대 기업들은 시가총액이 얼마나 될까요?

11월 28일 종가 기준 세계 1등 기업인 애플의 시총이 무려 3,810.8조원에 달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3,660.2조원이라는 거대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고, 알파벳도 2,217.5조원이나 되죠.

분명 국내 주식시장의 규모를 보고 '엄청나다'라고 느꼈는데, 이들의 시가총액을 보니 입이 더욱 벌어지기만 합니다.
'전체 주식시장의 규모'가 아니라 '단일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시총 규모가 크게는 1,500조원 가까이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이게 말이 돼? 누가 비싼 거지?

이런 광경을 보며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애플이 3,800조? 그게 말이 돼? 그래도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전체 주식시장을 합친 금액인데, 이걸 국가도 아니고 단일 기업이 가뿐히 뛰어넘는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너무 고평가 된 거 아냐?"와 같은 생각들을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전체 주식시장의 크기보다 미국 개별 기업의 시가총액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이 한국 주식시장 대비 과하게 비싸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판단해 볼 수 있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 막대한 수익성의 뒷받침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막대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하였다는 점입니다.

최근 4개 분기 동안의 공시 실적 기준, 애플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약 1,143억 달러(147.1조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약 935.3억 달러(120.4조원)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내는 바,
글로벌 탑 티어 기업들의 수익성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압도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1년 '영업이익' 규모.

그렇다면 한국 대표 기업들은 어떨까요?

코스피 시총의 약 22%를 차지하는 한국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시총 약 433.4조원)는 최근 1년 동안 총 8조 4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반도체 산업 업황이 한동안 상당히 안 좋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숫자입니다.

한편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LG에너지솔루션(시총 약 102.3조)은 최근 1년간 2조 620억원 가량의 수익을 냈습니다.
역시나 영업이익 규모만으로 미국 거대 기업들에 비해 많이 작습니다.

2022년 한 해 코스피 전체 상장 기업들의 총 영업이익은 약 159.4조원이었습니다.
(자료:한국거래소)
동일한 기간 애플은 약 146.7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죠.

이러한 광경만 보더라도 어떻게 단일 거대 빅테크들이 한 국가의 증시 전체와 맞먹는, 혹은 더 큰 가치를 형성할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막대한 실적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 수익성 대비 비싼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가 단순히 시가총액이 큰 것만 아니라 수익성도 엄청나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젠 이들의 시가총액이 수익성 대비 과대평가되어 있는 상태인지를 체크해 봐야겠죠?

이를 위해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 측정 시 주로 사용하는 '수익환원법'을 이용해 보겠습니다.
'수익성'을 가지고 역순으로 기업의 가치평가를 해보는 것이죠.

방식은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의도에 있는 A 빌딩이 1,000억원 가치를 가졌으며 1년에 40억원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A 빌딩의 가치 대비 연간 수익성은 4%가(40억/1000억=0.04) 됩니다. 이 경우 A 빌딩의 수익비율은 4%가 됩니다.

한국의 경우, 강남권 상업용 부동산은 평균 약 2~3%의 수익비율을 형성하고, 비 강남권 서울 상업용 부동산은 4~5% 수준의 수익비율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애플의 최근 1년 '당기순이익'은 약 124조원 수준이고 시가총액은 앞서 알아보았듯 약 3,810.8조원입니다.

이를 수익환원법으로 계산할 경우 애플의 시총 대비 수익비율은 약 3.25%이 됩니다.
부동산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애플의 시가총액은 수익성 기준에서 서울 강남~비강남권의 중간쯤에서 형성되었다고 판단해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심지어 이는 대다수 은행들의 예금 기본이율(3.3%), 그리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와도 비슷한 수치이죠.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 되어있을지언정(코스피 기준 수익비율 약 8.2%), 애플과 같은 기업들이 과하게 고평가된 상태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결국은 실적과 수익성

2,300조원이 넘는 한국 주식시장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초거대 기업의 실적 앞에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적을 기반으로 할 때 결코 애플과 같은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없었으며,
결국 한국 주식시장의 크기가 더욱 커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주가와 기업 가치의 본질적 근간이 되는 실적과 수익성.
앞으로 국내 상장 기업들의 실적이 더더욱 좋아져 한국 주식시장의 크기가 애플을 뛰어넘는 순간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


By. KB자산운용 한강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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