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수익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별적인 투자가 병행되어야 했고, 어떠한 전략까지 허용해야 할지 정해야 합니다.
초과 수익 전략을 허용한다고 알파가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고, 매매 비용은 필연적으로 올라가며,
다양한 스타일과 업종의 합이 결국 인덱스 투자와 별 차이 없곤 합니다.
세부 전략의 수를 늘리다가는 내가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혼란이 옵니다.
단순화하기만 하면 성과 분해는 명쾌하겠지만 특정 스타일과 테마의 쏠림 현상으로 전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투자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 운용 조직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믿음도 필요했습니다.
여기서는 단계적인 접근을 솔루션으로 삼았습니다.
핵심(Core)-위성(Satellite) 구조의 포트폴리오에서, 핵심(Core) 자산의 비중을 비교적 높게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확신도가 높고, 위험이 적어 보이는 자산을 위주로 위성(Satellite) 전략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주가의 조정이 있었던 업종, 모멘텀이 뚜렷한 업종이 주요 투자 대상이 되었습니다.
주요 관심 업종을 선택하고 이후 관찰하며 진입 시점을 정하고, 비중을 계속해서 조정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결과가 좋지 못하고 조직 내 의견이 다를 때, 인내가 필요한지 시장에 순응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드라이버를 꾸준히 찾고 토론하면서 조심스럽게 나아갈 수밖에요.
한편 미 연준 금리 정상화 초기 글로벌 채권은 낮은 금리와 환헤지 비용을 고려하여 절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전통적인 멀티에셋 투자 관점에서 주식과 채권의 상호보완적인 분산 투자 역할을 기대하며 유지하는 대신,
절대 수익을 찾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투자 관점의 전환이 필요했고, 그 결정은 현재까지 펀드 성과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P. S.
우리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0여 년 전 도입된 TDF의 기본 전략에 따라 운용을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전략의 고수보다는 수익자의 이익과, 그 과정에서의 낮은 위험일 것입니다.
이런 판단 기준 아래 지금까지의 시도가 먼 미래에도 유의미한 것이기를 바라지만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보다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학창시절 교수님께서 물가와 금리, 환율의 여러 가지 관계를 설명하시며,
주요 법칙 가운데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이론은 1개밖에 없고 그것도 3~4년에 걸쳐 유의미할 뿐이라고 하셨을 때,
왜 맞지도 않는 이론을 배워야 하는지, 또 왜 그 이론이 맞지 않는지 꼬치꼬치 여쭤봐야 했습니다.
실제 투자하면서 몸으로 깨우치기에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연준에 맞서지 말라, 주가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신흥국 주가는 선진국 보다 변동성이 크다,
금리가 역전되면 머지않아 경기침체가 온다 등등 한때는 상식 레벨로 받아들여졌던 현상과 격언들을 더 이상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은 많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때그때 사정이 다르고, 가격에 이미 반영되어 있을 수도 있고, 선후관계가 불명확한 경우도 많습니다.
계속해서 올바른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자신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변화는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되며, 보다 나은 대안을, 보다 새로운 접근을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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