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대출 LME·PIK 급증, 위기 신호일까 관리 도구일까?

사모대출 시장의 LME와 PIK 증가는 위기 신호이자 고금리 환경에서 손실을 관리하는 유연성의 표현입니다.

2026. 04. 169분 소요YIA

포인트 요약

  • LME는 차주와 채권자 간 협상으로 파산을 피하는 선제적 구조조정이며, PIK는 이자를 원금에 가산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 2023년 이후 고금리 환경에서 LME와 PIK 비중이 급증했으나, 이는 사모대출 시장이 장외에서 문제를 흡수하며 적응하는 과정입니다.

  • 현금 창출 능력이 부족한 소프트웨어 섹터의 PIK 비중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며, 실력 있는 운용사를 선별하는 혜안이 중요합니다.

■ 사모대출 시장, 왜 LME와 PIK가 갑자기 중요해졌을까요?
 

사모대출 시장 이야기를 들을 때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는 아마도 환매중단일 것입니다.

"유동성이 막힌 것 아닌가", "부실이 본격화되는 것 아닌가", "이제 정말 위험한 것 아닌가" 같은 반응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런데 최근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단어는 단지 환매 이슈만이 아닙니다.
 
바로 LME PIK입니다.
이 두 용어는 겉보기에는 어렵고 낯설지만, 사실 지금 사모대출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압박을 흡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단서에 가깝습니다.
 
사모대출은
은행처럼 표준화된 대출을 넓게 공급하는 시장이라기보다,

특정 차주와 특정 대주 또는 운용사가 보다 개별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주고받는 영역입니다.

무디스(Moody's)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신용 시장의 운용자산은 2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4조 5,0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을 때도 대응 방식이 다릅니다.
공개시장에서 가격이 먼저 무너지는 방식보다는, 내부 협상과 조건 조정을 통해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모대출 시장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위기냐, 아니냐"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조정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조정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인지, 시간을 미루는 방향인지를 봐야 합니다.
 
그 중심에 있는 단어가 바로 LME와 PIK입니다.


■ LME : '조용한 디폴트'인가, '질서 있는 재구조화'인가?

자. 우선 LME라는게 무슨 말일까요?
LMELiability Management Exercises의 약자로, 직역하면 '부채 관리 활동'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채를 관리한다니, 좋은 것 같은데 왜 LME 증가가 곧 시장 위기라는 걸까요?
LME의 사전적 의미는, 돈을 빌린 기업(차주)이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채권자들과 협상하여 대출 조건을 변경하는 행위를 총괄합니다.
 
즉, 만기가 도래했는데 빚을 다 갚지 못하겠으니, 만기를 연장해달라던가, 혹은 시장 악화로 수익성이 감소했으니 이자율을 조정해달라던가.

아니면 담보를 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바꾼다던가. 채무자와 채권자간 합의를 통해 파산을 피하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 그런데 채권자들은 왜 이런 구조조정을 받아들일까요? 
 

겉으로 보면 채권자에 불리한 결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차주를 바로 법적 파산으로 보내버리면 채권자도 손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산을 급히 처분해야 하고, 회수율도 떨어질 수있으며,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듭니다.
그래서 채권자 입장에서는 차주를 무조건 쓰러뜨리는 것보다, 

조건을 조금 조정하더라도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LME단순한 위기의 신호가 아니라,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관리 수단이 됩니다.

바로 여기서 사모대출 시장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공모채 시장이라면 뉴스가 먼저 가격으로 반영될 수 있지만,

사모대출 시장에서는 대주와 차주가 조건을 바꾸며 문제를 흡수하려는 시도가 먼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LME는 분명 긴장해야 할 신호이면서도, 동시에 사모대출이 가진 구조적 유연성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연도별 Default 중 LME의 비중(%)
연도별 Default 중 LME의 비중(%) (출처: Ankura, Pitchbook, CreditSights)
 
법적으로 LME가 파산은 아니지만, 이제 이해하신 것처럼 사실상 파산의 유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용평가사들이나 시장 리서치 기관들은 LME를 파산으로 카운트 하는데요.
 
해당 기준으로 보면, 전체 Default 중 LME의 비중이 '23년 이후 급증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피치북(PitchBook LCD) 집계에 따르면 미국 레버리지론 부도 중 LME 비중은 2025년 7월 73%로 정점을 찍었고, 

2025년 12월 기준 65%, 2026년 6월 기준으로는 52%까지 낮아졌습니다.

정점보다 내려왔지만 여전히 부도 두 건 중 한 건이 장외 구조조정인 셈입니다.
이게 곧 최근 사모대출 시장에서 불거진 소프트웨어 이슈와 더불어 일명 '제2의 리먼사태' 라는 얘기의 가장 주요한 근거가 되고 있고요.


■ PIK : '폭탄 돌리기'인가, '유동성 완충 장치'인가? 
 

PIK란, Payment-in-Kind의 약자로 현금 외의 것으로 지급한다는 뜻입니다.
실질적으로는, 이자를 당장 현금으로 주는 대신 그 이자만큼 '대출 원금에 가산' 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차주는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대주 입장에서는 나중에 돌려받을 원금이 커져 복리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수단입니다.
LME 보다는 사뭇 소극적인 것 같지만, PIK의 의미와 지향점 역시 같습니다.

차주가 당장 현금으로 이자를 낼 여력이 부족하다는 뜻이죠. LME와 마찬가지로 분명 경계해야 할 지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3년 이후 분기별 PIK 금액 및 비중 추이

'23년 이후 분기별 PIK 금액 및 비중 추이 (출처: S&P Global)
 
PIK 비중은 '22년 이전 약 8% 전후 수준에서 '23년 이후 12%~13% 내외 수준으로 관측됩니다(2025년 4분기 기준).
고금리 환경이 길어지며 증가하였으나, LME만큼의 폭발적인 상승까지는 아니었죠.

 
소프트웨어 섹터와 전체 Loan의 ‘23년 이후 분기별 PIK 비중 비교
소프트웨어 섹터와 전체 Loan의 ‘23년 이후 분기별 PIK 비중 비교 (출처: S&P Global)
 
PIK의 진짜 문제는 '누가 하느냐' 입니다.
원금 회수가 확실한 우량 차주가 성장을 위해 PIK를 활용한다면 문제없지만, 

현금 창출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차주가 PIK를 남발하면 위기의 신호일 수 있죠.
 
최근 AI의 대두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급격히 증가한 상황입니다.
차트를 보신 것처럼, 사업 초기 시점에 현금 창출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SaaS 등

소프트웨어 섹터의 PIK 비중은 2024년 2분기 약 20%까지 치솟았고,

2025년 9월 말 기준으로도 약 15%로 전체 대출 평균(약 13%)을 웃돌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섹터에 대한 우려가 괜히 이슈가 된 것은 아닌 것 같네요.
LME와 PIK를 한 번에 정리하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구분 LME PIK
기본 의미 부채 조건을 다시 협상하는 구조조정 이자를 현금 대신 원금에 더해 지급
차주 입장 만기·이자·담보 조건을 조정해 숨통 확보 당장 현금 유출을 줄여 유동성 확보
대주 입장 파산보다 높은 회수율을 기대할 수 있음 원금 확대를 통해 미래 회수 가능성 확보
시장이 불안해 하는 이유 정상적 차주라면 굳이 필요 없는 조정일 수 있음 현금 창출력이 약하다는 신호일 수 있음
핵심 체크포인트 회수율을 높이는 구조조정인지 일시적 조정인지 반복적 연명인지


 


■ 그래서, 시장은 위기에 직면한건가?


사모대출 시장의 위기

(출처 WSJ)
 
LME와 PIK 수치만 놓고 보면 사모대출 시장에 거대한 먹구름이 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본질이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의 지표 상승은 시장의 붕괴가 아니라

고금리라는 전례 없는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사모대출 시장의 구조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LME는 '관리'의 결과물
입니다.
과거 은행 대출 중심의 시장이었다면, 이 정도 금리 수준에서 많은 기업이 이미 법적 파산 절차를 밟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모대출 GP(운용사)들은 기업을 파산시키는 대신 LME를 통해 '장외 구조조정'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자산 가치가 헐값에 매각되는 것을 막고, 대주가 담보권을 강화하거나 지분을 확보하는 등, 회수율을 높이는 전략적 대응의 산물입니다.

 
PIK는 '시간'을 버는 도구
입니다.
PIK는 차주에게 당장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고, 펀더멘털을 개선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제공합니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잠재력 있는 기업을 끝까지 끌고 가기 위한 합리적인 판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부실을 뒤로 미루는 '폭탄 돌리기'가 아니라, 고금리 구간을 견뎌내기 위한 일종의 '에어백'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LME와 PIK가 늘어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모대출의 종말을 논하기에는 이 시장이 가진 본질을 간과한 비약 같습니다.
 
이 '사모대출' 시장은 말 그대로 '사모(Private)' 이라는게 가장 큰 특징이죠.
어떤 이슈가 발생하고, 또 그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에 다른 공모 채권 및 은행 대출보다 유연한 판단과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LME와 PIK는 그러한 구조적 유연성의 발현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죠.
물론 그렇다고 모든 운용사가 이 파도를 잘 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혼란스러운 지표 속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이제는 시장 전반의 위기를 걱정하기보다, 이러한 관리 도구들을 영리하게 활용하여 자산을 지켜내고 있는 

'진짜 실력있는 운용사'를 찾아내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소프트웨어 섹터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따로 있습니다.

새로운 공포: 소프트웨어가 사모신용 시장의 ‘카나리아’가 되고 있다
(출처: hedgeco.net)
 
소프트웨어 섹터
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전통 산업과 달리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은 성장 초기에는 매출이 늘어도 현금이 빠르게 쌓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 확보, 제품 개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이익보다 성장성이 더 중요하게 평가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업들은 금리가 낮을 때는 비교적 버티기 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고 자금 조달 환경이 빡빡해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전에는 괜찮아 보였던 구조도 부담이 커지고, 시장은 "이 기업이 정말 스스로 현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더 엄격하게 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섹터에서 PIK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특정 산업의 자금조달 구조가 새로운 환경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모대출을 볼 때는 개별 기업 뿐 아니라, 산업 환경 자체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 마무리


시장이 흔들릴수록 용어는 더 자극적으로 소비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면을 곧바로 2008년식 시스템 위기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흐름은 사모신용 시장 전체의 붕괴라기보다, 자산평가의 투명성 강화와 함께

어떤 자산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고 어떤 자산이 취약한지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는 국면으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합니다.
 
LME와 PIK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름이 무섭다고 해서 모두 같은 위험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관리 도구라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도 없습니다.
 
핵심은 결국 하나입니다. 누가, 왜, 어떻게 쓰고 있는가입니다.
 
다만 사모신용의 고수익 뒤에는 비유동성과 불투명성 리스크가 있는 만큼,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건전성을 점검하고 유동성 대응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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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LME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요?

LME(Liability Management Exercises)는 차주가 채권자와 협상해 만기 연장, 이자율 조정 등 대출 조건을 변경하는 선제적 구조조정 방식입니다. 법적 파산을 피하고 기업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부채 관리 활동입니다.

QPIK 방식은 어떤 구조인가요?

PIK(Payment-in-Kind)는 이자를 현금 대신 대출 원금에 가산하는 방식입니다. 차주는 당장 현금 유출 없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대주는 나중에 늘어난 원금을 회수하는 구조입니다.

Q소프트웨어 섹터의 PIK 비중이 높은 이유는?

소프트웨어 기업은 성장 초기 고객 확보와 제품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 현금 창출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PIK 활용 비중이 전체 섹터 대비 높게 나타납니다.

QLME와 PIK 증가가 시장 붕괴를 의미하나요?

시장 붕괴보다는 고금리 환경에 적응하는 사모대출 시장의 구조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법적 파산 대신 장외 구조조정과 유동성 확보를 통해 자산 가치를 지키려는 관리 수단으로 해석됩니다.

Q지금 사모대출 투자 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시장 전반의 위기보다 LME와 PIK 같은 관리 도구를 영리하게 활용해 자산을 지켜내는 실력 있는 운용사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가, 왜, 어떻게 활용하는지 맥락을 읽어야 합니다.